25-38. 지난주의 나는 전혀 끔찍하지 않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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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일리


[weekly illy] 25.09.15-25.09.21



주차를 의미하는 숫자가 너무 커서 감이 잘 안 오기에 형태를 바꿨다. 이것은 25년 38주차에 관한 일기.


이 주간일기를 쓰는 이유를 좀 잊고 있다가 최근 다시 깨달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ㅡ 지난주의 내가 그렇게까지 끔찍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인지시키기 위해서.


결론부터 말하면 지난주도, 돌이켜보니, 그렇게까지 끔찍하진 않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 연속으로 3km 또는 5km를 달렸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31일 중 17일 동안 3km 이상 달리는 것에 5만원을 걸어놓고 막바지에 몰아 뛰느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든 그렇지 않았든 한 건 맞으니까.) 회사 업무는 아직 적응 기간이지만 이해하는 영역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고, 주말엔 오랜만에 전시도 보고 치즈와 샤퀴테리 약간, 와인과 맥주를 샀으며 피크닉용 헬리녹스 의자와 테이블을 세트로 구매해 바로 한강으로 피크닉도 다녀왔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내가 감각하던 지난주에 비해 훨씬 풍요로웠고 만족스러웠구나.

적기 전까지는 운동도 제대로 안 하고 먹고 자기만 하면서 게으르게 굴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참, 동네에서 맛있는 참치회를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가게도 발굴했다. 참치회만 따로 먹는 일이 잦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거의 얼어있다시피 하거나 기름기가 너무 적고 푸석푸석하거나 물맛이 많이 났는데, 여기는 아카미도, 오도로도, 배꼽살도, 그러니까 내어준 모든 부위가 모두 평균 이상으로 맛있었다. 평소 사케도 즐기지 않지만 편의점에서 와인 효모를 넣은 사케를 팔기에 참치회에 곁들여 먹을 심산으로 구매했는데 이것도 꽤 입에 맞았다.


지난주의 나는 전혀 끔찍하지 않았구나.

역시 흐린 기억 뭉텅이를 어렴풋하게 떠올리는 것보단 하나씩 돌아보며 기록하는 게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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