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lly] 25.09.08-25.09.14
입사 첫 주만에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회사 특성상, 그리고 업무 특성상 사무실 출근이나 대면 근무가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그간 특별한 일이 있는 게 아닌 이상 항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아직 조금 낯설다. 근무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일단 집에 있는 커다란 게이밍 모니터를 활용해보다가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업무용 모니터를 구매할 생각이다. 공간 활용 특성상 게이밍 모니터를 쓸 때만 앉을 수 있는 허먼 밀러 의자에 앉아 일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반쯤 뒤로 예정되어있는 이사를 앞당기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재택 이틀차만에 이사가 간절해졌다.
이제 겨우 새 회사에서의 첫 발을 뗐는데 벌써부터 새로운 자극을 찾아 헤매고 있다. 업무와 관련해서라면 당연히 새로운 많은 자극을 받고 있지만, 직관적으로 나를 즐겁게, 짜릿하게 할 수 있는 자극 말이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운동을 하면서 자극 역치를 낮춰야 한다는 걸 아는데 한 2년쯤 머리로만 알고 실천에는 옮기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극적인 행동을 찾아나서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이렇게 자꾸 지루해만 하면서 산다.
도대체 뭘 하고 싶어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다시 재택근무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재택근무 첫 날에는 매우 즐겁고 안정되고 좋았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클래식을 틀어두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온도에서 일에 집중하니 몰입이 매우 매우 잘 되었다. 출근을 위해 씻고 기본적인 단장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야 하는 약간의 고통이 없다는 점도 좋았고, 출근시간 전 잠시 나가 커피를 살 겸, 그리고 채소와 단백질로 구성된 점심식사를 간단하게 한 뒤 동네를 산책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그러나 출근시간 30분 전에야 잠에서 깬 둘째날, 사실 오늘은, 영 컨디션도 기분도 별로였다. 과자와 케이크를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10분 이상씩 잠시 정신을 전환하며 쉬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주말에 이래저래 에너지를 많이 써 지친 것도 맞지만 공간에 대한 환기가 안 되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재택근무를 할 때는 루틴을 지키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근시간 전과 점심식사 시간엔 꼭 이삼십 분 산책을 하고, 퇴근 후에는 하겠다고 다짐한 일을 바로, 차례로 해내고.
매번 다짐만 하기도 지겹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