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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y 16. 2023

불멸의 목소리

로니 제임스 디오 1942.7.10 – 2010.5.16

  디오(Ronnie James Dio)는 상당히 오랫동안 무명시절을 겪었다. 리치 블랙모어와 의기투합해 레인보우를 결성한 해가 1975년, 이미 그의 나이 서른을 넘긴 때였다. 1960년대 초부터 밴드 활동을 했다고 하니 비틀스와 같은 시기를 함께한 셈이다.


Mark Weiss/Getty Images


  데뷔 시절 디오의 보컬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과 달랐다. 헤비메탈 보컬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레인보우 직전의 밴드 엘프(Elf)에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사실 대기만성이라 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야 본격적인 커리어가 시작된 것이다. 1983년 <Holy Diver>를 통해 성공적인 솔로 데뷔를 갖기 몇 해 전, 그는 블랙 사바스의 보컬 오지 오스본의 후임으로 밴드에 영입된다. 비교적 짧은 시기였지만 나는 이때의 디오를 가장 좋아한다. 오지가 음침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분위기였다면 디오는 장엄하고 보다 직설적이었다. 밴드의 리더 토니 아이오미의 기타 사운드와 디오가 내지르는 중저음의 보컬은 오지 못지않게 잘 어울렸다.


  블랙 사바스는 디오를 통해서 제2의 전성기를 맞는다. 디오 합류 후에 발표한 앨범 ‘Heaven and Hell’은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다. 타이틀 곡과 <Die Young>에서 디오의 보컬은 그야말로 포효하는 맹수 같았다. 잭 블랙 주연의 영화 ‘터네이셔스 D’의 오프닝에서 그가 깜짝 등장했을 때가 문득 떠오른다. 그는 정말로 불사신 같았다. ‘디오’는 이탈리아어로 ‘신(Go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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