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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May 18. 2023

시대의 목소리

크리스 코넬 (사운드가든) 1964.7.20 – 2017.5.18

  이제 록 음악은 더 이상 주류가 아니다. 힙합과 일렉트로닉에 보다 친숙한 청춘들이 더욱 늘어가고 있다. 한때 새로운 세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얼터너티브 록, 브릿팝도 이제는 1970년대의 프로그레시브 록처럼 철 지난 과거의 유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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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시애틀 4인방’이라는 표현도 추억 속의 이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어쨌든 펄 잼만이 온전한 멤버로 밴드를 유지하고 있다. 커트 코베인과 레인 스테일리의 죽음은 한 시대의 마감을 뜻하는 사건이었다. 그들이 재적했던 너바나와 앨리스 인 체인스는 그리운 이름일 뿐 더 이상 열광의 대상은 아니다. 1990년대 말에 공식 해체를 선언했던 사운드가든도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에는 밴드의 보컬리스트 크리스 코넬(Chris Cornell)만이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는 시대를 상징하는 목소리였다. 동시대 보컬 중에서도 그의 매력은 압도적이었다. 물론 잘 생긴 외모도 한몫 했을 것이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멤버들과 결성한 오디오 슬레이브(Audioslave)에서도 그의 보컬은 여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가든 시절보다 해상도가 높아진 그때가 더 좋다.


  <Be Yourself>는 그의 부고소식 후 한동안 가게에서 매일 틀었던 곡이다. 사운드가든의 히트곡 <Black Hole Sun> 또한 어둡고 비관적인 가사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의 명곡이다. 노래 제목은 ‘검은 총구’를 은유적으로 빗댄 말이다. 돌아보면 자학과 염세주의가 유령처럼 떠돌던 시절이었다. 때로 진지함이 지나치다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 당시 크리스 코넬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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