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세헌 May 18. 2023

뜨거운 기계, 재즈 머신

엘빈 존스 1927.9.9 – 2004.5.18

  우리는 엘빈 존스(Elvin Jones)를 후기 존 콜트레인과 함께했던 드러머로 기억한다. 그들은 재즈를 영적인 영역에까지 끌어올리며 1960년대 포스트 밥의 커다란 획을 그었다. 그가 내어준 공간에서 존의 색소폰은 날개를 펼쳤고, 존이 하늘로 날아오를 때 그의 드럼은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 광경의 하이라이트가 1964년 앨범 ‘A Love Supreme’일 것이다.


jazzgiants.net


  둘은 서로에게 뮤즈였다. 존의 때 이른 사망으로 그 관계는 끝을 맺었지만, 그동안 사람들에게 각인된 인상은 평생을 따라가며 그를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그는 재즈 뮤지션으로 성공한 삼 형제 중 막내였다. 피아노의 행크(Hank), 트럼펫의 태드(Thad)가 그의 형들이다. 디트로이트 출신인 그는 뉴욕에 입성해 1950년대 후반부터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와 함께 연주하며 경력을 쌓았다. 이후 수 년간 지속된 존 콜트레인과의 작업을 뒤로하고 196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트리오를 결성했다. 이 시기의 연주도 꽤 인상적이다. 그의 스트로크는 여전히 화산처럼 폭발했고 화려한 테크닉은 용암처럼 맹렬히 흘러내렸다. 특유의 다이내믹과 폴리 리듬, 레가토 프레이징 등 그의 드럼 스킬은 당대의 록 드러머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그는 1980년대 초부터 ‘재즈 머신’이라는 밴드를 조직한다. 평소 기계적인 엄격함을 지향하는 그다운 작명이며, 혹독한 훈련과 치밀하게 계산된 냉정함 없이는 밴드의 연주자가 될 수 없다는 의지의 반영이기도 했다. 이 밴드는 장장 20년간 지속되었으며 존 콜트레인의 아들 라비 콜트레인(Ravi Coltrane)도 여기 재적했었다.

작가의 이전글 장난감으로 빚어낸 혁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