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라살 1934.7.16 - 2018.1.8
70년대의 데니스 라살(Denise Lasalle)은 성공한 소울 가수였다. <Trapped by a Thing Called Love>라는 빅 히트 곡을 남긴 그녀는 80년대 초 블루스 가수로 전향한다. 아레사 프랭클린이 소울 시절의 롤 모델이었다면, 이제 코코 테일러(Koko Taylor)와 에타 제임스(Etta James)로 그 대상이 바뀐 것이다. 나는 블루스 싱어로서의 그녀를 더 좋아한다. 게다가 데니스는 작사와 작곡 능력까지 겸비한 당시로선 보기 드문 여성 블루스 싱어송라이터였다.
곡 도입부에서 호쾌하게 포문을 여는 특유의 내레이션과 곧이어 이어지는 열정적인 보컬은 그 시절 데니스의 특징 중 하나다. 어릴적 소설가를 꿈꿨다는 그녀가 줄기차게, 그러면서도 당차게 자신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솜씨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그 이야기는 소소한 일상에서 남녀 간의 노골적인 사랑에까지 이른다.
오랜만에 그녀의 노래를 한 곡 듣는다. ‘Rain & Fire’ 앨범에 실린 첫 곡 <It Be’s That Way Sometimes>.. 내가 갖고 있는 그녀의 엘피 레코드 중 하나다. 역시나 심금을 울린다. 한 곡 더 듣자. 블루스로 넘어가기 전 시절, 로드 스튜어트의 곡을 커버한 <Da ya Think I’m Sexy>는 운영했던 가게에서 자주 틀었던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