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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세헌 Jan 18. 2023

호텔 캘리포니아를 환영합니다

글렌 프라이 1948.11.6 - 2016.1.18

  데이비드 보위가 사망한지 일주일 만에 그의 부고소식이 날아왔다. 어린 시절의 우상들이 그렇게 떠나는 시대에 이르렀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글렌 프라이(Glenn Frey)는 돈 헨리(Don Henley)와 함께 이글스(Eagles)를 이끌었던 밴드의 양 날개 중 하나였다.


Photo: Gijsbert Hanekroot/Getty Images

  팝 음악에 눈 뜨기 시작한 무렵부터 이글스는 너무도 친숙한 밴드였다. 그들의 수많은 히트곡들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리스트에 꾸준히 오르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이글스를 알기 전에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You Belong to the City>를 통해 글렌을 먼저 알았다. 색소폰 전주가 인상적인 이 곡은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 사운드트랙에 실려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도 꽤 히트했다. ‘베벌리 힐스 캅’에 삽입된 <The Heat is On>까지 들었을 땐 그를 세련된 팝 가수로만 알았다.



  그가 이글스의 전설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그로부터 얼마 후였다. <Hotel California>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그들의 영원한 고전이다. 이 곡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음악 신청을 받는 가게 입장에서는 적잖이 부담이 되는 곡이다. 신청이 쇄도하기로 워낙 유명해서 DJ들에게 ‘선곡파괴자’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이뤄진다.


  의외로 이십 대 손님들도 이 곡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들에겐 썩 괜찮은 ‘신곡’과 다름없었던 것이다. 마치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주인공들처럼 진심으로 노래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역시나 좋은 음악은 시간을 이기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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