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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하루의 엔딩 요정: OO마켓

알바는 못 구했지만 장바구니는 채웠다

by 레잇 블루머




콘텐츠 3개를 올렸다.

댓글은 없고, 내 손가락만 열일했다.


“역시 내가 내 팬이야.”


매일같이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를 올려대지만,

여전히 수익은 제로.

마음은 벌써 마이너스.

통장도 이미 마이너스.


쿠팡 배달은,

한탕에 2만 원 벌 땐 신나지만,

2시간 동안 콜 없을 땐 앱 지웠다가 다시 깔고.


뭔가…

다른 수익원이 필요하다.


그렇게 나는

당근마켓 아르바이트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 그런데...


“오? 이거 진짜 싼데?”


“어? 이건 내가 필요하지 않나??”


“와 씨 이걸 누가 사냐 ㅋㅋㅋ”


"......"


정신을 차려보니 새벽 1시.


그렇게 오늘도

알바 대신 쇼핑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내일 아침 일찍 당근 약속이 있다.


그리고 아마도,

그분은 출근 전 바쁜 회사원이겠지.


나도 20년간 회사원이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회사원이 출근하기 전에 거래하러 가는 사람.


뭔가 웃기고도

묘하게 씁쓸한 구조.


“님~ 혹시 내일 아침 일찍 가능하세요?”


“네! 저… 프리해요…”


......


물건을 사고,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뒤돌아서면서

괜히 한마디 붙인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좋은 하루 보낼 수 있겠지?


...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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