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바느질
막내 두수가 울면서 들어온다.
흙먼지를 뒤집어 쓴 얼굴에 눈물 콧물 뒤범벅이 볼쌍사납다.
샘가로 씻으러 보내고 혀를 차며 잔소리하던 성수는 두수의 찢어진 바지를 보았다.
넘어져서 무릎이 찢어진 바지 사이로 벌겋게 핏자국과 함께 슬린 무릎 상처가 아플거 같다.
씻고 마루로 올라온 두수의 무릎 상처에 빨간 아까징끼를 발라주니 두수는 아까보다 더 펄쩍펄쩍 뛰며 울고 난리다.
바지를 벗겨 주물주물 빨아 볕 좋은 빨랫줄에 널었더니 해가 지기도 전에 바싹 말랐다.
엄마를 닮아 손이 야문 성수는 능숙하게 모아둔 천을 곰모양으로 잘라 바지 무릎에 덧대고 곱게 바느질해 나간다.
바느질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상상하며 마음먹은 대로 모양이 나오면 가슴이 막 뛴다.
두수의 바지 양쪽 무릎에 곰돌이가 한 마리씩 방긋 웃고 있다.
“성수는 손이 야물어서.”
엄마는 흐뭇하게 칭찬하시고
두수는 쓰라린 상처에 바른 연고를 만지작거리다 곰돌이 바지를 보고 씨익 하얗게 미소짓는다.
언니 은수가 서울로 간 뒤로 엄마는 성수를 더 곁에 둔다.
단추가 떨어져도
“성수야~”
양말이 빵꾸나도
“성수야~”
아이들이 훌쩍자라 바지단과 소매단이 짧아져도
“성수야~”
성수의 바느질 손길이 지나가면
짧아진 소매는 이어진 소매로 멋진 소매가 되고
짧아진 바지는 2단짜리 바지가 되거나 멋쟁이 반바지로 모습을 바꾼다.
쉽게 닳는 무릎이나 팔꿈치는 인형이나 꽃모양으로 덧대어 튼튼하고 멋지게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성수의 손길이 지나갈 때마다
성수의 옷은 남철이 옷으로
한수의 옷은 두수의 옷으로
또 그렇게 맞춤복으로 모습을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