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엄마에서 누나가 된 사연(합사의 중요성)

by 담콩집사

솜이의 사연을 듣고 임시보호자님과 시간을 맞춰 입양을 한 날. 담이에게는 친구를 솜이에게는 안전한 삶을 선물하기 위해 담이의 생일인 8월 22일 하루 전 날인 8월 21일 날 입양을 결심하게 됩니다.

작은 치즈고양이가 자취집에 온 첫날. 두 마리가 정말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며 서로를 인사시켜 줬습니다. "솜아, 담아! 이제 너희는 가족이야 친하게 지내야 해?" 담이는 자기보다 더 작은 생명체가 집안을 돌아다니는 게 신기한지 솜이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솜이는 바뀐 환경이 불안한지 만들어줬던 작은 박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솜이는 담이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을 때 즈음 눈치를 보며 집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담이가 자고 있을 때 폴짝폴짝 뛰기도 하며 장난감 가지고 놀기도 하고 만들어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다던지. 솜이는 적응을 꽤나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담이는 워낙 성격이 좋아서 합사도 문제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 인생도 내 뜻대로 돌아가지 않듯 우리 담이는 솜이 입양 이후 갑자기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리고 혈기왕성한 솜이가 자꾸 담이의 꼬리 가지고 장난을 치니 짜증난건지 갑자기 코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으로나마 담이를 봤던 회사 이사님께서 "고양이가 코가 예쁘네" 이렇게 말할 정도로 너무나 예뻤던 담이... 점점 코가 붉어지더니 피가 나며 그 좋아하는 밥을 먹지 않는 담이를 지켜보니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합사 실패" 주변에 물어보니 담이가 너무 심각하니 솜이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담이가 너무나 소중하지만, 솜이 사연을 듣고 난 뒤 솜이를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몰라 잠시 망설이던 그때 목소리마저 갈라져서 물도 밥도 먹지 못하고 힘겹게 우는 담이를 보고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아서 할 수 없이 담이가 괜찮아질 때까지 솜이를 본가에 보냈습니다.

솜아, 담아 엄마가 부족해서 너무 미안해.. 엄마가 너희를 아프게 해서 너무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너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너무 많이 울며 보내야 했던 그때 그 시기..

솜이가 본가로 간지 하루, 이틀, 일주일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지만 담이는 괜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담이도 걱정이 되긴 했지만 제 눈앞에 있어서 그런지 저는 솜이가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솜이는 뭐 해? 괜찮아?" 고양이를 싫어하는 엄마와 초보집사인 아빠와 동생에게 솜이를 맡기기는 너무 불안해서 매일 찾았던 솜이의 안부.. 그렇지만 솜이보단 담이 건강이 먼저기에 하루빨리 담이가 괜찮아지길 빌었습니다.


집 주변 병원, 잘하는 병원, 큰 병원 어디든지 다니며 하루빨리 기운을 차리길 너무나 많이 바랬고 너무 먹지 않아 식욕촉진제 츄르를 탄 캔을 손으로 직접 먹이며 빨리 괜찮아지길 세상의 모든 신께 기도한 지 며칠 째 갑자기 하루아침에 괜찮아진 담이는 폴짝폴짝 집안을 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에게 달려오는 담이를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저를 감싸 안았습니다.

이제 된 거다! 이러면 다시 합사해도 무관하다. 이젠 정말 FM대로 진행하자. 당장 솜이를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이미 정이 많이 든 아빠와 동생은 솜이를 데리고 가는 걸 막았고 담이를 제외한 반려동물을 싫어하던 엄마도 점차 솜이의 애교에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또 일주일 솜이를 데리고 가려고 할 때마다 아빠가 막은 지 한 달이 지날 무렵 엄마는 제게 말했습니다. "네가 누나 해 내가 엄마 할게 솜이가 너무 좋다"

그렇게 합사는 실패했지만 솜이와 가족 되기는 대성공..

오히려 좋아 라는 말이 이때 사용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솜이는 우리 집 막내로서 칙칙하던 본가의 분위기를 밝게 해 주고 지금은 담이, 콩이, 솜이 세마리서 매일 신나게 노는 중입니다.



담아 그때는 엄마가 무지해서 미안해.

솜아 그때 누나가 미안해.

누나가 어떠한 상황이더라도

너에 대한 지원은 아낌없이 할게 사랑해.



https://m.blog.naver.com/qorhdms25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도 수고했어요 나의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