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정세랑 「시선으로부터,」를 읽고

욕망하는 자유.

by 김은예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이야기 속에서 삶을 관통하고, 인생을 깨닫게 해주는 문장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도 읽는 내내 즐거웠다.

심시선이 남긴 글의 흔적에서

시대를 앞서간, 현대에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진보를 발견하며, 다시금 나를 돌아보았다.


그 통찰은 남녀를 바라보는 시각, 사람을 대하는 태도, 자연을 품는 마음 등등 곳곳에 드러났다.


마흔세 살.

이제는 나를 한계 짓는 그런 나이라고 생각했다.

꿀 수 없는 꿈은 과감하게 버리고 현실, 주제 파악을 할 줄 알게 된 게 자랑처럼 여겨졌었다.


그러나 시선은 말한다.

뻔뻔해지라고. 자신의 욕망을 바라보라고.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할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대단한 재능이라고.


그렇다면 나에게도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일부러 포기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운이 좋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소소한 즐거움을 얻기도, 때로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니깐.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나는 그것을 계속하고 있으니깐.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던 심시선,

시선으로부터, 주체적인 삶, 개성, 개척, 유산, 진보, 연대라는 단어를 다시금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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