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아한 세계 Nov 29. 2022

1989년 그 해에도 학교 폭력이...

89년 11월 16일 맑음

바람이 점점 싸늘해지는 것 같구나

감기가 날 건드려다가 또 달아났단다.

난 정말 감기에는 약한 것 같아 

JJ는 감기 안 걸리고 건강히 잘 있는지 걱정 되는구나...

JJ 요즈음 나에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또 고민되는 것은 ‘힘’이란다.

정말 요사인 힘센 자가 그렇지 못 한자를 너무나 괴롭히는 것 같아 옆에 잇는 나로서는 도와주지 못해 염불이 난단다. 

오늘은 도움을 주려고 애를 썼지만 그렇지만 이 세상 모든 악의 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란다.

그래도 난 내 주변에는 그런 악의 힘이 활기 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단다. 

JJ 난 조그마한 악의 힘을 하나하나 없애는 것에 만족하며 살련다. 

그러면 언젠가는 모든 악이 없어지겠지..



위의 일기는 고등학교 시절 일명 ‘학교 짱’에 대한 불만과 고민을 쓴 것으로 기억난다. 

그때 그 아이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친구들에게 참 몹쓸 행동을 많이 했던 아이다. 

힘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고 폭행을 일삼고 심지어는 돈을 뺏기도 했다.

그 아이 때문에 얼굴에 멍이 들거나 입술이 터진 아이가 각 반에 한두 명은 꼭 있었으니 무척 심각한 일이었다.  

힘없는 아이들에게는 그 친구가 악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을 것이다. 

한번은 선생님께 따로 상담을 신청했다. 

교무실 옆 상담실에서 선생님께 이야기를 했는데 방법이 없어 보였다. 

그 친구의 부모가 상당한 재력가라는 것이다. 학교에 소위 육성회비를 많이 낸다는...

선생님은 솔직하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더욱 분했다. 

난 선생님 앞에서 울고 말았다. 

그런 친구를 전학이라도 보내고 싶었지만 내 힘으로도 선생님의 힘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란 것을 안 것에 대한 분노였다. 

20여 년 전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도 그랬지만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도 같은 고민에 시달릴 것이다. 

매일 그 친구 같은 나쁜 아이들에게 맞고 다니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불안하다. 

혹시 내 아이가...

가끔 이런 학교 폭력 이야기를 뉴스에서 접하지만 만약 내 아이가 당사자가 된다면 회사일이고 뭐고 아무 일도 안 잡힐 것이다. 

학교 폭력을 없애는 방법은 없다. 다만 줄일 수 있다는데 희망을 가져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우린 모두 정신병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