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인터뷰와 실망
마음이 편치 못했습니다.
인터뷰 요청에 응한 이유는 인턴기자님들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오지랖과 내가 처한 상황이 기사내용에 잘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만, 사실 지난 1년간 좌충우돌하면서 지낸 저의 스토리와 또 다른 은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뭔가 새로운 정보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가장 나를 움직이게 한 가장 근본적인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시간에 제가 느끼 감정은 막막함이었습니다. 기대는 산산이 조각나 버렸습니다.
인터뷰,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개인이나 집단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일.
12월 초에 특이한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했습니다!』
뭐지? 순간 문자피싱인가? 삭제하려다가 호기심이 이끌려 열어봤습니다.『작가님! 브런치스토리를 통하여 작가님께 새로운 제안이 도착하였습니다. 검토 후 제안하신 분과 메일로 직접 의사소통 부탁드립니다. :) 』메일은 보낸 이의 개인정보를 포함하여 일간지 인터기자들의 인터뷰 취재 요청이었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와 60대의 회담형식의 인터뷰를 제안하는 내용 있었습니다.
『20대와 60대.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아왔지만 이들 세대엔 취업 준비생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일자리는 한정돼 있으니 두 세대의 취업 전쟁은 사람 수보다 적은 의자를 놓고 노래가 멈추면 순간 의자를 차지해야 하는 ‘의자놀이’와도 같은 성격을 띤다. 일각에서는 취업 시장에서 20대와 60대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을 ‘을(乙)의 전쟁’으로 명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중략)
20대와 60대가 겪는 불안감은 데이터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엔 20~30대 청년층 비율이 가장 높았다. 40대와 50대에서는 우울증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지만, 60대엔 다시 증가해 청년층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청년 세대는 취업난으로, 은퇴한 중장년층은 상실감 탓에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취업 시장에서 반복된 실패를 겪은 청년들은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결국 자신을 실패자라고 낙인찍고 모든 걸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장년층에 대해서는 “무직 상태가 되고 고정 수입이 사라지면 경제적 부담과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위축되기 쉽다”며 “외국에서는 은퇴 전 교육을 통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이런 제도가 거의 전무하다.”라고 설명했다.』 [출처] - 국민일보
저보다 먼저 은퇴를 경험하시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시는 열정이 가득하고 실력이 있는 분들의 말씀이 절망적이었습니다. 제가 1년간 직접 부딪치고 헤매며 느낀 바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현실을 마주하게 해 주셨습니다.
사회와 개인의 모든 측면에서 바람직한 상황과 구조 그리고 인식도 아닌 듯합니다.
연일 언론에서는 '노년층의 빈곤문제', '인구고령화 및 저출산 노동인구 감소', '장년층과 청년층의 일자리 갈등' 등을 쏟아내는데, 능력 있고 건강하고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정작 나라와 가정 경제에 기여할 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괜찮은가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