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텔카스텐》(숀케 아렌스 지음)은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기억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책이다.
책은 지적한다.
"문장에 밑줄을 긋고 책 여백에 코멘트를 쓰기만 할 때가 있는데, 이것은 아무 메모도 하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매우 공감이 가는 말이다. 코멘트 두어 마디 했다고 책의 내용이 내 것이 될 수는 없다. 사명 대사나 제갈량 수준이 아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메모한 글은 '와우(Wow)하며 내 마음을 건드린 글들'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와우'들을 저자의 '와우'가 아니라 나의 '와우'로 저장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겠다. 왜 '와우'했는지 잊기 전에 내 것으로 키워야 한다. 그러자면 아이디어를 가지고 놀면서 머리를 굴려야 한다 흥미로운 연결거리를 찾아야 한다. 여러 메모 무리를 다른 무리와 결합하는 것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게 영구 보관용 메모를 작성해야 한다. 이 영구 보관용 메모는 나중에 글을 쓸 때 초고가 될 것이다.
이상은 책의 여러 페이지에 걸쳐 있는 내용들을 대충 요약한 것이다. 책을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책의 내용을 나의 언어로 간직하고자 하는 것은 오래된 염원이다. 배운 내용을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모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알지 못하면 실천도 없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문제는 그렇게 하는 과정이 너무 지루하다는 점이다. 이런 식이라면 책 한 권 읽는데 몇 배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책 권수 올리는데 중독이 된 사람에게는 가혹한 요구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이라면 피할 수 없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익숙해지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말 어렵다면,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이 바다건너 우리나라까지 건너올 수 있었겠는가?
일단 믿고 따라해 보자.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하다 보면 반드시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
우선 평소에 책 읽는 방식에서 약간의 변화만 주어보자. 쉽게 가는 거다. 한 주일에 다섯 건 정도의 영구 보관용 메모를 목표로 하는 것이 좋겠다. 복잡한 내용보다는 쉬운 주제를 대상으로 하자. 이 일은 장거리 게임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경쟁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이 얼마나 끈기가 없고 변덕스러운지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