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굴시럽다."

하루 한 글 쓰기 (2/2)

by 허병상

글쓰기 모임에 가입한 이틀째의 주제가 주어졌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경험 많은 리더 작가님께서 던진 화두를 던졌다. 멋지다!

호킹 지수(Hawking Index)란 말이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책 "시간의 연구"는 세기적 베스트 셀러로 꼽히는데, 무려 2,5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사람은 전체 구매자의 6.6%에 불과하다는 연구가 있다.

이 글을 읽고 서가의 책들을 살펴보았다. 이사 갈 때마다 버리고 남은 책들이 500권 쯤 되나?이 책들 가운데 제대로 읽었던 것이 몇 권이나 될까? 몇 권을 골라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아, 나는 '책 사치'를 즐겨왔구나! 나는 책을 읽는 취미가 있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책을 모으는 취미였던 것이다.

책을 읽는데 꼭 목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꼭 지식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을 필요도 없다. 심심해서 낮잠을 자듯이 읽을 수도 있다. 다만, 읽기 위해서 샀으니, 무슨 목적이었던, 일단 읽어야 당초 목적에 부합한다는 말이다.


내가 책을 읽을 때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읽는다. 책을 사서 첫 몇 페이지를 읽고, 술자리에서 아는 체하며 떠들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지식을 습득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나는 책을 읽고 지식을 얻어서, 내가 바뀌기를 기대한다. 더 나은 사람, 더 유능한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

책을 사서 서가에 꽂아둔 채, 약간의 만족감을 느끼고는 넘어간 잔해들이 지금 내 서가에 널부러져 있다.

책을 사면 읽고, 읽고 나면, 아무리 미세하드라도, 달라지자!

달라지려면 읽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해야 한다.

글쓰기는 나의 생각하는 수단인 셈이다. 그렇게 반추하고, 뼛속에 달라붙어서 화학작용을 일으키면 언젠가 나의 일부가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이유로 글을 쓰고자 한다.

오늘 아침 한 약속을 다시 옮긴다.

"나는 앞으로 1년 동안 매일 글 하나씩을 쓰겠습니다."

그 증표로 글 머리에 숫자 두개를 표시하겠습니다(예: 1/1). 첫머리는 몇 번째 글인지, 두 번째는 몇 일째인지 표시해서 스스로 평가할 지표로 삼겠습니다.

글의 길이는 500자 이상으로 하겠습니다.

"365/365"를 달성한 날, 막걸리 한 사발을 노털카로 마시겠습니다.

후기:

글이 완성되지 않은 채 마감하기로 하였다. 매일 1시간 이상의 시간을 글쓰기로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무모한 듯한 내용에 동료 작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좀 "쭈굴시럽다." 그래도 이해들 하실 줄 안다.

작가의 이전글실천가능한 작은 목표 세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