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글 쓰기 (2-5/26/365)
웨스턴 조선호텔 권문현 지배인은 올해로 71세가 되었습니다. 조선호텔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일로 평생을 보낸 분입니다. 권 지배인은 심한 화를 내는 고객을 ‘애정 고객’이라고 부른답니다. 애정이 있는 사람이 '지적'도 한다고 믿기 때문이죠. 이런 마음가짐으로 지금껏 일을 했다고 합니다. 350개 번호판을 외우고 있는 권 지배인은 환대란 ‘지난 번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기억하고 있으며 또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것’이란 멋진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나는 나자신을 얼마나 '환대'할까요? 왜 그래야 할까요?
유식사상에 등장하는 '종자(種子)'와 '훈습(薰習)'이란 개념을 통해 풀어보겠습니다.
'훈습(薰習)'이란 인간이 반복해서 하는 행위들의 결과가 점차로 쌓이는 것을 말합니다. 새벽에 안개속을 걷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옷이 촉촉하게 젖게 됩니다. 선하든 악하든 사람이 했던 행동의 결과가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고 또한 명확하지도 않지만 인격 속에 침투해서 그 사람의 인격과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 훈습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훈습된 자신의 경험은 인격의 근저에 보존되는데, 이와 같이 보존된 경험의 축적을 종자라고 합니다. 또 이 종자가 보관된 곳을 불교에서는 아뢰야식이라고 부릅니다.
종자에는 먼저 전생에서 넘어온 종자가 있습니다(본유종자). 이미 정해진 것이라 마음대로 바뀔 수 없습니다. 이것 뿐이라면 인간의 미래는 이미 정해져 있고, 우리는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요. 불교의 『성유식론』에서는 인간을 선천적 존재가 아닌 경험적 존재로 파악해서 새로 습득된 경험으로 새로운 종자를 만들게 된다고 합니다(신훈종자). 이 두 가지가 모여서 과거에 이루어진 소질이나 능력을 새로운 것으로 바꾸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은 성숙해 갑니다(합성종자).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맺어진 업보(業報)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조차 도와줄 수 없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지금 '현재'에도 새로운 업보를 짓고 있고, 그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지 않겠습니까? 새로운 업을 쌓아 선한 과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나를 어떻게 환대해야 할지" 명명백백해 집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요? 우리는 계속해서 수많은 실수를 저지릅니다. 조선호텔의 권문현 지배인이 그랬듯이 우리는 '자신의 실패'를 환대해야 하겠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보증하신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참고)
이 글은 "하루 한 글 짓기" 모임에서 주어진 글감에다 오늘 독서한 내용 일부를 합친 결과물입니다. 오늘 읽은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임을 말씀드립니다.
오늘의 주어진 글감:
‘환대’, 71세 웨스턴 조선호텔 권문현 지배인은 심한 화를 내는 고객을 ‘애정 고객’이라고 부르며 애정이 있는 사람이 지적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금껏 일을 했다고 합니다. 350개 번호판을 외우고 있는 권 지배인은 환대란 ‘지난 번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기억하고 있으며 또 준비해놓고 기다리는 것’이란 멋진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남들의 환대만큼 자기 자신에 대한 환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얼만큼 환대하고 계신가요? 환대 점수를 1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내가 선정한 보조 글감:
불교의 유식(唯識)사상에 아뢰야식과 관련해서 '종자'와 '훈습(薰習)'이란 단어가 나옵니다. 이 두 단어를 주어진 글감에 연계해서 풀어보겠습니다. 『유식30송과 유식불교』 「의교광성분(依敎廣成分)」(김명우 편해)을 참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