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e^t

하루 한 글 쓰기 (2-19/39/365)

by 허병상

제목: S=Ie^t (2-19/39/365)


우주인이 처음 지구에 처음 착륙한 곳이 서울이라고 하자. 이 우주인이 찾는 보물이 부산 어디에 있는데, 걸어서 부산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하자. 지도라고는 1000년 전 중국에서 그린 것 밖에 없다. 지구인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가장 빨리 부산으로 갈 수 있을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성공을 쫓는 모양새가 별반 다르지 않다.


직장 생활은 치열했다.

더 유능하고, 더 효율적이고, 더 효과적인 관리자가 될 수 없을까? 40대 초에 몰두한 나의 화두는 "바른 전략"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바른 전략"을 세울 방안을 찾아 나섰다. 그때 마침 하바드 대학에 가서 마이클 포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잊지못할 감동이었다. 아무튼 유명하다는 책을 읽으며 이리저리 궁리를 했지만 도무지 어려웠다.

그때 불현듯 든 생각이 전략은 "틀려도 된다"는 점이었다. 전략은 틀릴 수밖에 없다. 인생에 정답이 없듯이 전략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맞추어 가는 퍼즐 같은 것이 아닐까? 전략은 틀리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나마 없다면, 틀린 줄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략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끈기있게 실천해야 한다!


마부작침(摩斧作針)이란 말에 얽힌 고사가 있다.

이태백이 20세쯤 산에 들어가 공부를 했는데, 지쳐서 때려 치우고 하산을 했단다. 계곡을 타고 내려 오는데, 할머니 한 분이 물가에서 쇠도끼를 돌팍에 갈고 있었다.

이태백이 묻기를 "할매, 뭐하요?"하니 "바늘 만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였을까? 다시 물었다. "언제 할라꼬 그짓이요?"

"야 이놈아, 중간에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쇼크를 먹은 이태백은 그 길로 도로 산으로 갔고, 그렇게 그 대 시인이 되었더란다.


그때 마침 이 이야기를 읽고 감동한 나는 말도 안되는 거금을 주고 반지 하나를 구입하였다. 플래티늄으로 된 그 반지는 안쪽에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것이었다.

"(An) Ax to (a) Needle"이라고 새겼다. "마부작침"을 내 식의 영어로 옮긴 말이다. (괄호 안은 생략된 글자이다.) 이후 병원에 입원해서 의사가 요청한 경우 말고는 빼지 않았다.

언젠가 이 반지는 손자의 손가락으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방정식을 보자.

어떤 결과 'S'(success)는 주어진 자질('I', inherited)을 기반으로 해서 시간(t, time)과 노력(E, effort)이 합쳐서 얻어진다. 이 때 자질(I)은 상수이다. 또 노력은 시간의 제곱 효과를 갖기 때문에 다음의 공식이 이루어진다.

S=Ie^t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내는 이치가 이와 같다(水滴穿孔)


루틴에 맞춘 생활을 하는 것은 "마부작침"의 실천 방법이다.

요즘 나는 시간표를 정해놓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엠마뉴엘 칸트가 산책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자신의 시계를 오후 1시 정각에 맞추었다는 일화는 내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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