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글 쓰기 (3-16/58/365)
오늘 글감은 "허무함을 느껴보았는지, 언제 덧없음을 느껴 보았는지" 쓰는 것이다.
자주 듣는 말이지만 막상 글로 옮기자니 막연하게 느껴진다. '허무함'이란 어떤 마음의 상태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1. 헛되고 무의미하다, 2. 허전하고 쓸쓸하다, 3. 한심하거나 어이가 없다." 이런 마음이 들 때 '허무하다'고 한단다.
사전의 답들을 참고해서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구성해 보았다.
첫째, 나는 사는 것이 헛되고 무의미하다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어떤 일을 하고나서 그 일이 헛되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돌이켜 보건대 살면서 '헛되고 무의미한 일'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가령 학창시절에 술취한 친구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면서 신촌길을 활보할 때는 그것이 우정인줄 알았다. 그것이 낭만인줄 알았다. 이런 일들은 나이 들어서도 계속되었다. 그밖에도 헤아릴 수없이 많은 무의미한 일들을 저질러고 살았다.
그런데 기가 찬 일은 그런 일을 할 때 한 번도 헛되고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지금 돌이켜 보니 '헛되고 무의미한 일들'로 생각될 따름이다. 이런 인간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내가 아니고 남이라면 '철면피'라고 불러야 마땅하지 싶다. 그렇지만 나는 철면피가 아니다. 꽤 괜찮은 사람이다. 진짜 철면피여서 일까?
둘째, 허전하고 쓸쓸했던 때 역시 수도 없이 많았다. 아마 세 가지 경우 가운데 가장 자주 나를 괴롭힌 마음상태일 것이다. 그렇게 수없이 방황하다가 어느 순간 허전한 마음이 왜 생기는지 원인을 깨닫게 되었다.
내 본분을 게을리할 때 나는 허전하고 쓸쓸했다!
이후부터 허전함으로부터 '해탈'할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것, 그것만이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다.
셋째, '한심하거나 어이가 없는' 경우는 특별히 기억되는 경우가 없다. 한심한 일들은 수도 없이 저질렀지만, 어이없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혹은 어이없는 일은 수없이 벌렸지만 한심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자기애(自己愛) 환자인 탓일까?
지금까지 두서없이 써내려 오다 보니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디가 잘못 되었을까? 지나치게 자만심이 강한 탓일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