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없이 많은 것을 배운다.
대학을 마치면 대개 20대 중반이 된다. 직장에서도 세미나 등을 통해서 직무교육을 받는다. 개인적으로도 교양서적이든 이야기 책이든 꽤 자주, 여러권의 책을 읽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배운 것을 제대로 써먹고 있는가?
나는 간혹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만약 여태껏 읽은 책의 십분의 일만 실천할 수 있어도 내 인생은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는가?
책에는 나를 콕 찝어서 말하는 듯한 사례 하나가 등장한다:
책읽는 것을 좋아하는 어느 친구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이라면서,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의 명저 "자기경영노트"를 추천하였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그 책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 물었더니, "업무의 본질을 배울 수 있었어요. …. 아무 튼 좋았어요. 꼭 읽어 보세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구체적 대답을 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자의 말이 이어진다. "나 역시 드러커의 팬이고 그 책은 몇 번이나 읽었기 때문에 질문 방식을 조금 바꾸 어서 다음과 같이 다시 질문했다."
"저는 2장의 시간 관리에 관한 내용을 좋아하는데 어떠셨어요?"
"음,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이라는 대목이죠? 그 부분 정말 굉장하지 않아요?"
2장의 제목이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인 것은 맞다. 그러나 끝까지 그 장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는 들을 수 없었다. 그 친구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그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30대 명퇴'라는 말이 자주 들린다.
'30대 명퇴'라니, 너무나 끔찍하지 않은가? 나는 일찍 태어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직장생활에서 자기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앞서느냐 뒤서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다.
경쟁력을 키우자면 더 읽고 더 배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신은 배운 것을 활용하고 있는가?" 대답하기 곤란하다.
그렇다면 "당신은 유능한가?" 대답하기 곤란하다. 너무 추상적이기도 하지만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이다. 질문을 잘하는 것은 바른 답을 끌어내는데 필수적이다.
"당신은 아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듣도록 설명할 수 있는가?"
왜 이런 질문이 반복되는지 실감이 잘 가지않는다면 좀 더 현실적으로 질문을 바꾸어 보겠다.
"윗사람의 질문에 즉시 효과적으로 답할 수 있는가?"
윗사람의 질문을 받는 것은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이다.
현안 문제에 대한 질문에 효과적인 답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기회가 될 것이다. 만약 멍청한 답을 한다면? 생각하기도 싫다.
오래전, 영업실적이 목표에 턱없이 부족해서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복도에서 사장을 마주치기라도 해서, 불쑥 질문을 받을 때, 얼마나 난감했던지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판매가 부진한데 더해서 무능하게 보일 수는 없다. 매일 새벽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잠시 무릎을 꿇고 사장의 질문에 무어라고 답할지 고민한 뒤 출근하던 기억이 생각난다.
업무에 관련된 세미나에 다녀왔다고 하자.
배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윗사람의 시간은 중요하다. 윗사람의 시간표에 맞추어서 간단히, 알기 쉽게, 예상되는 질문까지 감안해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당신이 이것 저것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일단 낙제점수는 면했다. 그러나 낙제점수를 면하는 정도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문제는 배운 것을 실생활에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치 어렵기도 하다.
아무튼, 만약 당신이 '이것 저것 배우고는 있지만 업무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이 않다면' 문제이다.
왜 그럴까?
당신은 '소비형 학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감동을 받기도 하고 나름대로 유용한 생각도 떠오르지만 곧 흘러가 버린다. '대충' 기억을 하는 것 같아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읽고 즐기고, 그것으로 끝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독서를 한다. 나도 그랬다.
'써먹는 학습'이 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투자형 학습법'으로 바뀌어야 한다.
설명할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아니다.
설명하자면 배운 내용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배운 내용을 '모두' 기억하려는 어리석음이 문제다. 모두 다 가지려면 모두 다 잃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당신이 배운 내용을 가장 간단하게, 짧게 줄여서 행동할 수 있는 단위로 기억하자. 20자가 좋다. 배운 요지를 20자로 줄여보자. 3가지 포인트를 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 머리속에 입력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출력하기 위해서 입력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 책을 읽고 있는가? 그 '무엇'을 잊지않고, 그 '무엇'을 염두에 두고, 그 염두에 둔 것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배움이어야 한다.
셋째로, '그 사람'을 염두에 두고 배워야 한다. 내가 이 배움을 통해서 도울 수 있는 나 외의 '다른 사람'을 생각해보자. 이번 세미나에서 얻은 내용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 사람'을 염두에 두고 배워야 한다. 아무튼, '나의 지적 만족'을 위한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배움을 출력할 수 있어야 한다. 효과적으로 출력하자면 출력을 전제로 배워야 한다. 언제든 출력가능한 상태로 머리속에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언제나 알기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이 글이 누군가를 도운다면 첫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의 "써먹는 학습", "출력하는 학습", "나 말고 누군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학습"하는 나를 위한 나의 첫걸음이다.
이 글을 쓰기 위새서 내가 거친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책을 읽어면서 중요한 내용은 밑줄을 그었다.
2단계: 밑줄친 내용을 옮겨 적었다.
3단계: 옮긴 내용 가운데 핵심되는 내용을 간추려서 아래 마인드 맵을 만들었다.
4단계: 마인드맵을 보며 이 글을 썼다.
책에는 요약하기 위한 여러 가지 양식이 있지만 생략한다. 그 중에는 A4 혹은 A3 한 장으로 요약하는 방식 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나는 몇 시간이면 충분할 200페이지의 책을 위해서 몇 배의 공을 들였다.
그래서 나는 기억한다.
첫째, "설명할 수 없다면 아는 것이 아니다."
둘째, "출력을 전제로 '왜? 무엇을? 어떻게?'할지 생각하며 독서하겠다.
이처럼 많은 시간을 들여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또 나는 믿는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愚公移山)"는 말이 있듯이, 계속해서 하다보면 머잖아 더 나은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점점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언젠가는 매우 현실적인 방법을 몸에 익히게 될 것이다.
첨부: X-Mind Map
참고: 이 글은 "한 줄 정리의 힘" (아사다 스구루 지음, 황혜숙 옮김)을 읽고 개작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