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좋아하는 사람 가운데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술 맛이 좋아서 마시는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술보다는 마시는 분위기를 즐기는 쪽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앞의 경우라야 '애주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술이 좋아서 마시는데, 주변 분위기까지 만들어서 즐기는 사람은 주선(酒仙)이라고 불러야 하겠지요.
이백(李白, 701~762)이 그런 사람입니다.
그의 시 " 월하독작(月下獨酌)" 한 수를 옮깁니다:
꽃 사이에 술 한 병을 두고 (花間一壺酒)
홀로 마시니 함께할 사람이 없구나. (獨酌無相親)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불러들이고 (舉杯邀明月)
그림자와 마주하니 셋이 되었네. (對影成三人)
달은 술을 마실 줄 모르고 (月既不解飲)
그림자는 그저 나를 따를 뿐. (影徒隨我身)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 삼아 (暫伴月將影)
봄날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리라. (行樂須及春)
한편, 비슷한 시기의 시인 두보(杜甫, 712~770)는 짧은 인생인데 술을 마셔서 허비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술 빚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고 (酒債尋常行處有)
사람이 칠십까지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다. (人生七十古來稀)
술은 평생을 함께한 나의 절친이었습니다.
7살쯤 새참 내가는 막걸리를 처음 만났고, 중학교 시절부터 절친으로 삼았습니다. 나중에는 술 회사에 입사해서 술장사를 상대로 영업을 했으니 술마시기가 생계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평생 술과 절친으로 살았습니다만, 어느 날 하늘님께서 더 이상 못 봐주겠다고 합디다. 그렇게 술을 끊고 보니 술 안마시는 세상이 훨씬 살만합니다.
총평하자면 내 평생 가장 큰 실수는 술을 지나치게 가까이 한 일이고, 가장 잘한 일은 술을 끊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