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했을까?
스크린골프장 알바, 인터넷 쇼핑몰 소싱 및 CS, 애견샵 알바, 패스트푸드점 직원 등등
마케팅과는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아오던 나
창업한 지 반년도 안된 미디어 커머스 회사에 입사해서 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본 결과,
월 5천만 원에서 1년 만에 월 10억 매출을 내는 브랜드의 콘텐츠 파트장이 될 수 있었다.
사실 엄청난 재능이 있던 것도 아니고, 이 악물고 죽을 것 같은 노력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능했던 일일까?
내가 1년 반 동안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일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사실 이건 능률을 높이려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은 아니고... 난 스마트폰 중독자이기 때문에 하루 평균 9시간을 핸드폰을 쥐고 산다. 출퇴근길, 퇴근하고 쉬는 내내 핸드폰을 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SNS를 붙잡고 살기 때문에 다른 미디어 커머스의 다양한 광고들이 내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내 브랜드와 전혀 관련이 없는 카테고리의 브랜드 광고도 놓치지 않고 보면서 후킹, 설득 등등 다양한 포인트들을 머릿속에 담아두면, 콘텐츠 기획을 시작할 때 적재적소에 적용해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콘텐츠쟁이들은 어느 콘텐츠든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광고든 유머글이든 아주 긴 영상이든 강렬한 이미지든 뭐든 눈에 담아두면 마케팅 요소로 풀 것들이 무조건 생겨난다.
회사마다, 팀마다 다르게 운영하겠지만 우리 팀 같은 경우는 일주일 단위로 기획과 제작 아웃풋 개수를 설정한다. 그러면 딱 그만큼만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는 말은.. 내가 기획과 제작을 빨리 끝내면 빨리 끝난 시간만큼 딴짓을 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는 이렇게 요령을 피워 좋아하는 아이돌 영상을 몰래몰래 보거나, 애인 혹은 친구들과 카톡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고 있겠지만 (물론 나도 가끔...) 나는 테스트해보고 싶은 소재를 개발하곤 했다.
타사에서 꽤 괜찮은 레퍼런스를 봤거나 갑자기 확인하고 싶어진 SP 등등... 우리가 설정한 방향성과 전혀 다른 것이 생각났을 때마다 다음 주에 할 일로 미루지 않고 그 주의 일을 최대한 빠르게 끝내 남는 시간에 추가적으로 기획과 제작을 했다. 정 안되면 주말에라도 기획과 제작을 해서 월요일에 세팅을 요청했고...
그렇게 하고 나면 콘텐츠의 성과를 확인하고, 또 빠르게 다른 가설을 테스트해 볼 수 있으니 잘됐을 때 성과는 성과대로 빠르게 올라 주고, 안 됐을 땐 안 되는 대로 가설 수립에 도움이 되었다.
나 같은 경우는 포토샵은 원래 색보정 등 아주 간단한 작업만 할 수 있었고 영상툴은 전혀 다루지 못했다.
대학생 때 배우긴 했지만... 열심히 학과 생활을 하던 학생이 아니다 보니 강의 시간에 잠만 잤던 기억이...
아무튼 콘텐츠 제작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니 제작자가 내가 의도한 대로 콘텐츠를 만들지 못했을 때 피드백을 주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고, 70% 밖에 만족하지 않는데 그냥 오케이를 한 적도 많으니 답답함이 생겨났다.
내가 이렇게 해주세요 했을 때 그게 제작자가 다룰 줄 아는 영상툴로는 쉽게 구현할 수 없는 효과란 것을 알지 못하거나, 막상 피드백을 줬더니 내가 상상한 것처럼 나오지 않아 옆에서 같이 모니터를 보며 작업물을 조정해갈 수 없는 것이 참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실전 압축용으로 제작툴들까지 배워서 이제 웬만한 배너나 간단한 숏폼 영상 등은 혼자서 기획과 제작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고 나니 제작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한결 쉬워졌고, 뽑히는 콘텐츠의 수준도 자연히 올라갔다.
제작자의 다양한 스킬과 경험을 믿는 것도 팀워크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나의 기획이 내가 생각한 대로 나와서 설정한 가설을 얼마나 제대로 검증하는지가 중요한 작업이다 보니 일정 부분에선 내가 원하는 편집 방향성으로 제작해야 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물론 이것만으로 내가 파트장이 된 것은 아니지만, 경력이 전혀 없는 생초짜 신입 마케터가 1년 반 만에 파트장 제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는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아무런 경력도 없던 생초짜 콘텐츠 마케터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