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술만 마시면 다리가 아픈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그다지 잘 마시는 편이 아니어서, 술 한 잔 홀짝이는 즐거움에도 쉽게 얼굴이 붉어지곤 했다. 어느 모임에서나 제일 먼저 '나 취했소'라며 자랑하는, 아니 자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그를 곤란하게 하는 또 다른 숙취 중 하나는 바로 근육통이었다. 어디 먼 곳에 가서 어렵사리 술을 마시고 돌아온 날이면 늘상 성장통만큼이나 자신을 괴롭게 하는 고통에 침대를 뒤척이기 일쑤였다.
그렇지만 그는 술을 마시고 나면 자신의 몸이 아파 아우성치는 그런 증상들을 원망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술 마시고 망신당할 일 없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고통을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그였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몸이 아픈 게 싫어 한 번 다리를 주물러준 애인이 있었다. 술에 취해 힘들어하는 애인의 다리를 조물락 거리는 것은 돌이켜보니 제법 사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술에 취해 여느 때와 같이 다리가 아픈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제 숙취로 근육통을 겪을 때 다리를 주물러주면 괜찮아진다는 것을 알았다. 여느 때와 같이 술을 마신다. 다리가 아프다. 이제는 다리를 혼자 주무른다. 이렇게 혼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자면 근육통이 지나치게 심해져, 그것이 다리를 타고 심장까지 올라와 이렇게 속이 답답하고 터질 것 같은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