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건넨 위로 - 감정 리뷰 에세이 <미지의 서울> 1회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 속 미지가
하루를 시작하며 내뱉은 이 말이
내 마음속에 조용히 머물렀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살아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이어가는 미지.
그런데 그런 미지의 입에서 이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
“오늘은 아직 모른다.”
이 한마디에 모든 가능성이 담겨 있다.
슬픈 일이 생길지, 좋은 일이 생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뜻.
그렇기에 오늘은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는 뜻.
예전의 나는
“오늘도 똑같겠지.”
“이럴 줄 알았어.”
하면서 하루를 미리 절망 속에 넣어버렸다.
일어나기도 전에 포기한 날들이었다.
특별한 능력은 없고
대단한 자격증도 없고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는 요즘.
미지처럼 나도 그저 버티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그 한 문장이 내게 말을 건다.
“오늘은 아직 모른다.
그러니까 오늘, 기대해도 괜찮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걱정하거나
이미 지나간 어제를 후회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조금의 여지를 남기는 일이다.
오늘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웃을 수도 있고
우연히 본 글귀에 위로받을 수도 있고
아주 작지만, 시작의 실마리를 만날 수도 있다
미지처럼
나도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이 말을 따라 해본다.
“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그리고 오늘도,
나를 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