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뒷이야기』④
언론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목소리를 듣고, 이를 권력에 전달하며, 권력을 감시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거리가 멀다. 내부에서도 상반된 보도 태도와 기자 윤리의 이탈이 반복되면서, 독자의 신뢰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드러난 보도 행태의 차이는 언론 내부의 이중성과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쪽에는 공공기관의 입장을 그대로 인용해 보도하는 유형이 있다. 이들은 공보자료나 관계자의 SNS 글을 거의 비판 없이 기사화하며, 마치 정보에 대한 투명성 요구가 언론의 공정성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른 '예산 배분 압박'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기사 전체에 흐르는 메시지는 자명하다. "우리는 협조적 언론이고, 문제는 정보에 대한 투명성 요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일부다." 이는 사실상 언론의 감시 기능을 "견디기 어려운 공격"으로 해석하는 관변적 시각의 반영이다. 정보에 대한 투명성 요구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며, 공공재 집행 내역은 당연히 투명하게 드러나야 할 영역이다. 그런데 이를 비판 없이 받아쓰고, 권력의 시각에 동조하는 것은 '보도'가 아닌 '홍보'에 가깝다.
또 다른 한편에는 권력 감시에 집착한 나머지 감정이 서사를 덮는 유형이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의 비위나 정치권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데 열정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팩트 검증이 생략되거나, 취재원 보호보다 자극적 전달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 제기 그 자체가 목적이 되고, 저널리즘의 기본인 사실 확인과 균형은 흐릿해진다. 정의감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망치가 되어선 안 된다. 때로는 정당한 문제 제기조차 과장과 감정의 틀에 갇히면 역풍을 맞는다.
이처럼 언론 내부에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언론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 한쪽은 지나치게 길들여져서 비판의 날을 잃고, 다른 한쪽은 비판을 넘어 감정과 신념의 진창에 빠진다. 둘 모두, 시민의 알 권리와 건강한 공론장의 복원이라는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결과다.
언론의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내부의 타락, 윤리의 무기력,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성찰 부재가 진짜 위기의 본질이다. 특정한 이해관계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는 다시 저널리즘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실과 검증, 균형과 맥락, 그리고 독자에 대한 책임. 이것이 기자가 지켜야 할 유일한 신념이다.
언론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누구를 위해 쓰는가, 왜 취재하는가, 무엇을 밝히고자 하는가. 이 질문 앞에 떳떳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언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대변인이거나, 또 다른 선동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