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을 위하여

b에게 의지 하는 마음이 생겼다.

by 임가영

"뭐가 그리 좋을까? 카톡 프로필이 활짝 웃고 있네"


벚꽃은 떨어졌어도 내 하루가 꽃길만 같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사를 바꿨는데.. b에게서 온 카톡에는 쓸쓸한 냄새가 났다.


청주 수암골에 문을 연 네오 아트센터 갤러리 취재 갔다 핫핑크의 전시장 벽면에 초록 초록 피어났던 소영란 작가님의 작품을 마주한 순간, 직감적으로 이 그림은 꼭 내게 올 것만 같았다.


소영란 작가의 플로팅



나란히 걸려있는 두 점의 작품을 보고 있으니 마음에 화사한 꽃이 피는 것 같았으니까.


꽃대궐 속에 있는 듯, 꽉 찬 마음으로 기사 마감을 하고 있는데 b에게 온 몇 자 안 되는 카톡은 왠지 나랑은 정반대인 텅 빈 마음이 느껴졌다.


'무슨 일 있는 걸까?'


여럿 손님이 지나간 듯 아뜰리에 b 바닥엔 아직 쓸지 못한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다.


"나 그림 걸러 왔는데 무슨 일 있어?"


"a 디자이너 샘 가게 차려서 나간데. 좀 일할만하면 새로 가게 차려서 나가니.... 내가 운이 없나? 직원 관리도 힘들고, 벌써 몇 번째야. 예약은 매일 풀이라.. 힘은 드는데.. 이것저것 정산하고 나면 제자리걸음 같고.."


"축 처져 있지 말고 우리 그림이나 걸자. 우은정 작가님과 이유중 작가님 사이 벽면 가운데 나란히 어때?"



b의 미용실 <아뜰리에 b>에 난 가끔 그림 걸러 간다







돌이켜보면 그랬던 것 같다.


내가 회사 일로 찌들어 있을 땐 b의 아뜰리에는 손님들로 활기차게 북적였고, 그가 좀 주춤할 즈음엔 난 앞으로 신나게 나아가고 있었다. 둘 다 함께 좋으면 좋으련만...

신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 서로 부족한 부분 조금씩 채워가며 살아가라는 그분의 계획일까?


b와 결혼하고 13년 동안 그를 늘 사랑했지만 내 삶의 전부를 오롯이 남편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10여 년 넘게 고민해 온 나의 일을 "이제는 정말 내려놓고 싶어"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는 순간,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네가 원한다면 당장 그만둬"라고 말해준 b에게 처음으로 의지하는 마음이 생겼다.




내가 회사에 안 가고 집에 있으니까 젤루 좋아하는 사람은 딸도 아들도 아닌 b였다.

지난밤 b가 별 달 사진과
달달구리 메시지를 보냈다.

"초승달 옆에
아주 반짝 거리는 별이 생겼어
예전에는 없었는데
아니 저렇게까지 반짝이지
않았던 거 같은데..
앞으로 더욱 빛날
너의 모습을 보는 것 같네
어쩜 그리 반짝이던지.."


어디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인생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