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판은 그렇다 치더라도

by 임가영

SNS를 보다가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판이야 원래 그렇다 쳐도,
교육감 선거까지 이리 가면 쓰나.
원래 그랬던가.
아니면 내가 뒤늦게 알아버린 건가.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그리고 잠시 교육청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요즘의 흐름은 낯설고, 그래서 더 불안하다.

교육감 선거에서조차
‘내란을 청산할 기회’라는 말이 오간다.

정치는 원래 시끄럽다.
때로는 과하고, 때로는 거칠다.
그런데 교육까지 그 언어를 그대로 끌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선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리트머스지처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걸러내지 못한 채 마음속에 쌓인다.

그 아이들에게 갈등과 대립을 먼저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줄 것인가.

나는 후자라고 믿는다.

교실은 누군가의 구호가 울려 퍼지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의 질문이 자라는 곳이어야 한다.

꿈이 자라는 공간이어야 한다.

요즘 캠프에 있다 보니 밤낮이 따로 없다.
그런 나를 보며 남편이 툭 던진다.

'특별시민'이란 영화 봤어? 안 봤으면 네가 꼭 좀 봐야 해. 정치가 원래 그래. 똥물 튀기는 거.”

틀린 말은 아니다.
카카오톡이 막히고,
SNS 계정이 사칭되고,
이유도 모른 채 전화기 너머로 쏟아지는 말들을 견디다 보면
이 세계의 방식이 어떤 건지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아무리 털어내도 어딘가에 남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이 판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이들만큼은 이 안으로 끌어들이지 말아야 하지 않나.

교육만큼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 출처: 나노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신수진 작가의 ‘loating Layers 부유하는 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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