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는 빳빳털 강아지

짱이를 소개합니다(1)

by 정다솔

우리 집 둘째 강아지 짱이씨를 소개하려고 한다. 짱이씨는 단모 치와와이지만 단모보다는 길고, 장모보다는 짧다. 무엇보다 털이, 갈색+흑색 진돗개 형님이랑 비슷해서 치와와형님의 느낌은 덜하다.


와와형님(치와와)의 기개를 물려받아 약간의 까칠함을 갖고 있지만, 우리 집 예절교육 특성상 이빨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사실 무엇보다 애교쟁이이다.(심하게)


짱이씨는 요즘 첫째 뽀미 씨가 떠난 뒤부터 나와한 침대를 쓰게 되었는데, 내 침대는 꽤나 높은 편이라 떨어지면 큰일이라 인간 보호벽을 만들어 짱이를 가두고 잔다.(최근 오줌 문제로 거리두기 중이기는 하지만) 짱이씨는 굉장히 빳빳하고 질기며, 심지어 뾰족한 털을 가졌다. 짱이씨가 좋아하는 곳은 나의 어깨와 팔뚝 사이(겨드랑이)인데, 뾰족코와 둥그런 머리로 무자비하게 밀고 들어올 때가 있다. 딱 그 각도에서 짱이씨는 매끈한 물범 같다. 물을 좋아하지 않는 물범을 쓰다듬다 보면 어느 순간 잠이 온다. 불면증이 있다면 짱이를 쓰다듬고 자면 해결된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로.


하지만 나의 원초적 수면제인 짱이씨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짱이씨가 비만 오면 오줌 실수를 한다는 점이다. 물을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야외배변도, 심지어 테라스에 나가서 오줌 싸는 것도 기피한다. 비 올 때만 배짱이 두둑해지는지, 우리 집에서 가장 무서운 아빠 방 카펫에만 오줌을 싼다.


마치, '당신은 내 거야'라는 식의 리를빗 마킹 자국이라서 더 화가 치미는 것이다. 그래도 인간이 가끔 기분변화로, 자기도 알 수 없는 행동을 할 때가 있듯이 짱이씨도 비만 오면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오는 날에 제멋대로 행동하는 짱이씨지만, 그녀에게는 용서해 줄 수밖에 없는 치명적 귀여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짱이씨의 이마의 M자 탈모 무늬다. 실제로 탈모는 없지만 이마에 있는 무늬가 하필이면 M자 탈모 형태와 비슷하게 생겼다. (상상이 안 갈 사람들을 위해 이미지를 첨부한다.)


그리고 약간 굴곡 있게 튀어나온 머리뼈가 라인을 더 굴곡져 보이게 하는데, 짱이를 처음 본 사람도 종종 놀랄만한 특징이다. 그래서 산책을 하다 보면 가끔 짱이씨를 뚫어져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짱이씨는 관심을 받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살짝 즐겨주는 편이다. (물론 자신의 M자탈모 털 때문이라는 건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짱이씨에게도 첫째인 뽀미 씨의 위엄에 가려져있던 서글픈 세월이 있었다. 본투비 '우아 개'인 뽀미는 화이트 포메라니안인데, 털도 복슬복슬 얼굴도 동글동글. 심지어 13살임에도 핑크 한 뱃살의 소유자였다. 우아 개인 뽀미 씨에 비하면 짱이씨는 난리견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다. 의젓한 언니 우아 개 뽀미가 떠난 후 막내 짱이씨도 한 동안 빈자리를 크게 느꼈지만, 스포트라이트 관심으로 인해 다시금 밝아진 짱이였다.


우아 개의 긴 여행으로 반반이었던 산책 할당량이 채워지면서, 짱이씨는 더욱 튼튼한 근육걸이 되었다. 근육걸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우아 개가 떠난 후 가족들이 건강관리에 더욱 관심을 쏟으며 자율급식으로 바뀌면서였다. 통통에서 날씬이 되면서 산책까지 두 배가 되니 팔과 다리의 근육들이 전보다 갈라져있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한 번 산책을 나서면 배변을 4번 한다는 것이다!


어떤 생명체가 4번이나 힘을 줄 수 있는 것일까. 그 구조가 궁금하지만 그것을 기어코 해내는 짱이씨이다. 다음은 더럽지만 웃긴 짱이씨의 화장실 특성에 대하여 써보려한다. 다만 이야기가 꽤 길어질 듯하여 다음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