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야, 왜 이제 왔어?
늦은 밤 사촌의 집으로 가는 길은 낯설지 않았다. 이역만리 미국 그것도 동부에 가까운데.... 차 안에서 보는 도로의 풍경이 그랬다. 역시 형님의 나란가? 도로교통 표지판과 신호등이 언어만 바꾸면 똑같다.
아침에 사촌과 집을 나서며 스타벅스의 드라이브스루로 커피를 테이크 아웃하는 것도 반갑다. 아 우리도 스타벅스 있는데.... 도로가 길고 넓지만, 우리네 홍성의 시내 도로를 터치 스크린으로 길고 넓게 해 놓은 것 같다. **야, 우리 동네하고 많이 비슷하다.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지 않네. 응. 여기 시골이라 그럴 거야. 뉴욕은 완전 다른 곳이야. 난 속으로, 서울도 그래. 완전 다른 나라야.
집들은 매우 실용적인 패턴이다. 대부분 1층이고, 가끔 있는 2층 집도 낮고 특출한 치장이나 다양한 자제를 쓰지 않고 비슷한 자재와 형태, 색상이다. 집 -차고 - 작은 잔디마당이 딸린 목조주택이다. 동일한 건축업자의 일률적인 집 짓기로 보일 수 있는 외형에 조금씩 각자의 취향이 겸비되었다고 할까? 가족의 구성에 따라 그런 듯하다. 어디는 그네가 있고 어디는 작은 화단이 있고....
비슷하지만 좀 큰 집이네 하고 생각했던 곳에 차가 멈춘다. 땅이 넓어서인지, 좀처럼 높은 건물이 없듯 주변 집들처럼 요양원도 정원이 딸린 1층 Maggie’s House. 군더더기 없이 주변의 가정집과 비슷하지만 조금 큰 건물과 주차장을 갖춘 곳은 *자씨가 있는 요양원인 Maggie’s House 다.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그냥 신발을 신고 들어선다.
이모는 왼쪽 두 번째 방에서 아침을 먹다 나를 보더니 루미야 왜 이제야 왔어? 하면서 운다. 이모 미안해. 이모 보러 왔어. 나는 이모와 그렇게 이모의 제일 큰 언니인 내 엄마를 보내고 난 후 10년 만에 미국의 요양원에서 만났다.
역시 미국이다. *자씨. 외엔 모두 백인인 노인들이 작은 주방과 화장실, 욕실이 딸린 크기도 다른 20개 정도의 1인실에서 자신들의 삶을 옮겨와 살고 있다. *자씨 방에는 자식들과 그의 자식들의 사진액자가 즐비하다. 멋진 자개가 박힌 전신 거울 장과 안마의자도 있다. 아, 저건 사촌네 거실에서 본 멋지지만 음습해 보였던 그 자개장 세트네.
까탈스럽기 그지없던 정 자매들의 성향상, *자씨와 함께 있는 일정이 줄어들 수 있으리란 예상도 하고 있었던 터, *자씨는 내가 와서 좋은 가보다. 머리 하는 시간이 되어 *자씨를 데리러 온 사람에게 조카인 나도 같이 가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미용사는 내가 알아듣기에 너무 빠른 속도로 말을 한다. 일부러 빨리 말을 하진 않았을 테고, 그러고 보니 그나마 보스턴 공항 직원들은 천천히 말을 한 것이다. 나름 서비스를 한 것이군.
*자씨는 머리를 다듬고 고데까지 하고 오니, 한 미모 한다. 역시 정 자매야. 하루종일 본다는 TV도 안 보고, 루미씨와. 이야기한다. 이모의 아버지 그러니까 내 외할아버지 이야기, 돌아가신 이모부와 만나게 된 이야기,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형부인 루미씨의 아버지가 말려서 못 했다는 이야기.... 참 아버지는.
이모 산책하러 갈까? 아니. 점심 먹고 가자. 점심으로 두 사람분의 식사를 가져왔지만, 어차피 *자씨는 못 드신다며 하나를 돌려보낸다. 약간의 감자와 비트 샐러드를 덜고, 나에게 주며 본인은 주식인 한국 컵라면을 먹는다. 그나마 정 자매 중에 키가 컸던 셋째였는데, 지금은 밀랍 인형처럼 뼈만 앙상하다. 이모 영양가 있는 거 드셔야지. 그래도 이게 넘어가서 먹어. 호로록호로록.
2년 전 쓰러진 후, 말도 어눌해지고 특히 40년 동안 사용해 온 영어를 모두 잊어버린 *자씨. 그렇게 루미씨의 이모 *자씨는 한국 TV를 보고 한국 컵라면을 먹으며, 미국 중부 아이오와주의 백인 요양원에 계신다.
저는 예순 살 *미씨입니다. 딸들이 이순에 선물한 노트북을 배낭에 넣고, 혼자 떠난 미국 자유 여행 1부와 친구들과 함께한 자유 여행 2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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