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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Sep 26. 2024

죽이고 싶은 아이 1, 2

(이꽃님, 우리학교, 2021, 2024)

「죽이고 싶은 아이 1」(이후 1로 표기)을 세상에 내놓으며, 저자는 “후속은 없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이 한 권에 모두 담았다." 고 하였다. (죽이고 싶은 아이 2 -이후 2로 표기-, 작가의 말 중)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3년 후, 2가 발간되었고, 나는 덕분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1은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1 작가의 말 중)

  

1은 학교 뒤 공터에 발견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죽음을 두고, 이와 관련 있는 사람들의 입장을 통해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을 그렸다. 여기엔 친구들, 변호사, 중학교 동창, 프로파일러, 용의자의 부모, 편의점 점주, 피해자의 남자친구, 피해자의 엄마, 학원 친구, 담임 선생님, 용의자, 학원 선생님, 학부모, 학교 지킴이, 교감 선생님, 목격자 그리고 법정의 상황 등이 나온다. 이들은 여학생의 죽음에는 공분하지만, 피해자와 용의자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른 기억을 소환하며 사건을 몰아간다.      


1을 보며 나는 각자의 입장에 따라 사건을 보는 시선이 다르고, 이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나가는 저마다의 스토리는 진실일까 아니면 믿음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 ‘추락의 해부 – 사고였나, 자살인가, 살인일까’를 떠올렸다.   

   

1은 짧은 장편소설이지만 진실과 믿음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는, 충분히 무게 있는 작품이라 느꼈다. 그래서 더욱 2가 기대되었다. 기대를 너무 한 것일까? 혹은 작가의 말대로 1에 모두 담아서일까? 2는 ‘질문’보다는 ‘회복’에 방점을 두어서인지, 긴장감으로 말아쥐었던 손으로 어설프게 눈물을 닦게 한다.


2에서는 진범이 밝혀지고 용의자였던 피해자의 친구가 사회로 복귀되면서 겪는 어려움과 회복을 이야기한다. 세상은 여전히 지목된 누군가를 제물로 삼아 공격하지만, 무너진 삶을 회복하고 조각난 가족을 원래대로 맞추는데 필요한 것은 그저 그런 평범한 일상, 그게 다였다.(본문 p 211) 죽은 서은은 이렇게 말하고 떠난다. ‘주연아, 너는 꼭…. 살아.’ (본문 p202)    


1과 2는 이야기의 결이 다르다.. 1로 책이 마무리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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