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왜 이래? 나도 잘한 게 많아!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명한 어록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국보위는 반헌법적 기구로서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적 정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이 국보위에서는 놀랍게도 ‘개혁입법’이라 불리는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지금도 유용하게 쓰는 주택임대차보호법과 공정거래법이 바로 이 ‘개혁입법’의 산물입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전두환 정부가 출범하면서 시행한 빛나는 업적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야간통행금지의 해제입니다.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임에도 경제활동을 시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자본주의 정신에 반하는 조치입니다. 자본주의 정신은 개인에게 자유로운 경제적 활동을 국가가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정면으로 규정합니다. 이것은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전제로 성립하는 제도입니다. 근로란 기업의 시각에서는 경영활동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야간통행금지가 존재했던 박정희 정부시절에도 주야간 교대근무제나 격일제 근무제도 광범위하게 허용이 됐습니다. 오히려 박정희 정부시절에는 근로시간이 너무 길어서 사회문제가 되었던 시대입니다. 아무튼 근로시간 자체는 기업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시행이 되는데, 유독 이슈가 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새벽배송에 대한 이슈입니다. 언론에서 명시하지 않지만, 사실상 쿠팡의 새벽배송이 그 이슈의 중심인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교대제는 물론 선택제, 탄력제 모두 허용이 되는 현행 근로기준법 체계에서 왜 새벽배송이 문제되는가 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배송노동자의 건강권입니다. 새벽에 배송을 하는 노동자에게는 건강상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주로 진보진영에서 이루어집니다. 물론 진보진영 중에서 생계를 이유로 찬성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보수의 목소리는 대체로 찬성으로 귀결됩니다. 그 와중에 다음 <기사>처럼 반대를 대표하는 장혜영 전 의원과 찬성을 대표하는 한동훈 전 대표의 토론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한동훈 전 대표는 대학의 직속 후배이기에 유독 눈길이 갑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검사정치’로 일관해서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던 인물입니다. 민생과 경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정적에 대한 수사를 빙자한 탄압으로 일관해서 무척이나 미웠던 인물입니다. 비영어권 국가, 게다가 분단국가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당근을 마련하지도 않고 마냥 ‘외국의 유능한 인력유치’라는 공허한 정책으로 의구심을 주었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무분별한 인력유치는 스웨덴이나 캐나다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비난만 받던 한동훈 전 대표가 민생의 한가운데 있는 새벽배송에 대한 토론에 참가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입니다. 진작 이렇게 정치를 할 것이지, 하는 만시지탄도 있습니다. 향후에도 남탓만 하는 고약한 과거의 행태를 버릴 것을 주문합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의 해석으로도 배송의 전제가 되는 운송업의 경우에는 노선버스 등 노선여객을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를 부여하였습니다(근로기준법 제59조 제1항 제1호 및 제4호). 법률적으로 난관은 없습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의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의 해석을 둘러싸고 배송노동자의 휴식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습니다. 휴식시간은 법문의 해석상 반드시 새벽일 것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노동법의 해석으로는 한동훈 전 대표의 주장이 타당합니다. 다만, 장혜영 전 의원이 얼마나 새벽 휴식권을 주장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알려진 의학지식으로는 야간수면이 인체에 유용하다고 합니다. 아마 이것을 주로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야간이나 새벽에 경비나 운송 등의 직무를 수행하는 직종과의 형평성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기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제안한 ‘새벽 배송 금지’ 공개 토론 제안을 수용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새벽 배송 금지 찬반 문제는 많은 국민들께서 관심이 크실 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규제를 어디까지 할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이고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며 “장 전 의원이 제안한 새벽 배송 금지 찬반 토의 제의를 받아들인다”고 했다.
장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한 전 대표의 수용에 대해 “생산적인 토론을 기대한다. 좋은 토론이 될 수 있도록 자 준비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전 대표와 장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제안한 새벽배송 금지 논의를 두고 맞붙었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 일상생활을 망가뜨릴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장시간 노동과 야간 노동이 당연한 상시적 과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거냐”며 한 전 대표를 비판했다. 장 전 의원은 언론 기고를 통해 한 전 대표에게 공개 토론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공방은 민주노총이 최근 정부·택배 업계가 참여한 ‘택배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근로자 휴식 보장을 위해 새벽배송(0시~5시) 전면 금지 방안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05891
<근로기준법>
제59조(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① 「통계법」 제22조제1항에 따라 국가데이터처장이 고시하는 산업에 관한 표준의 중분류 또는 소분류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제53조제1항에 따른 주(週)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로를 하게 하거나 제54조에 따른 휴게시간을 변경할 수 있다.
1.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다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조제1항제1호에 따른 노선(路線)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은 제외한다.
2. 수상운송업
3. 항공운송업
4.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5. 보건업
② 제1항의 경우 사용자는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근로자에게 연속하여 11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