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되면 연차휴가, 주휴일,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등 근로기준법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보험에 가입하여 국가가 보장하는 사회보험의 혜택도 아울러 누릴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해고의 공포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는 혜택이 다른 누군가에는 고통이 될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사용자는 법정수당, 해고예고수당, 주휴수당 등 각종 임금을 더 줘야하며, 사회보험료의 납부의무를 집니다. 사용자들은 이심전심 근로자가 아닌 사람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고용을 시도하게 됩니다. K. Marx는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에게 대동단결하라고 주문했지만, 현실에서는 부르주아도 대동단결하며 사용자들도 대동단결합니다.
○사용자가 대동단결한 영역은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즉 근로자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지위로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근로자가 되면 전술한 경제적 불이익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레이건과 영국의 대처는 두 손을 마주 잡고 신자유주의의 전도사를 자처하면서 글로벌 아웃소싱을 지구촌에 확산시켰습니다. 특히 냉전시대에 구 소련을 견제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중국을 키웠으며, 그 방법으로 지구촌의 생산기지로 삼았습니다. 그러니까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근로자성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아예 근로자의 존재를 국경 밖으로 밀어넣은 것입니다. 그리고 비정규직이 빛의 속도로 확산했습니다. 리비아 미국대사관 습격과 미국대사의 살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한 ‘13시간(13 Hours The Secret Soldiers of Benghazi, 2016)’에서 주인공으로 맹활약한 경비원이 용병이라는 이름의 프리랜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입니다.
○근로자의 외양을 배제하려는 처절한 노력이 바로 ‘3.3%’입니다. 개인사업자의 원천징수소득세율인 3.3%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공제하는 세율입니다. 다음 <기사>에서 등장하는 ‘CJ양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30대 청년노동자 ㄱ씨’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3.3% 프리랜서는 뉴스 검색을 해도 우르르 찾을 수 있습니다. 전술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대한 규제(물론 근로자에게는 혜택!)를 회피하기 위한 대표적인 꼼수입니다. 그런데 다음 <기사>를 보면, ‘‘근로시간, 시업·종업 시간 및 휴게시간은 “갑”의 사정에 따라 변경해 운영할 수 있다’ ‘을의 건강상태, 적성 등을 파악해 근로가 부적절한 경우 “갑”은 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사회보험은 고용 및 산재 보험을 적용한다’고 적어 실상은 개인사업자 계약, 이른바 ‘가짜 3.3’으로 드러났다.’고 서술하면서 사실은 근로자가 맞다는 사용자의 자백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무늬는 개인사업자인데 그 실질은 근로자가 맞다는 의미입니다.
○이 대목을 주목하여 대법원(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소득세는 사업주가 납부하는 것이며 근로관계가 현존하는 경우에 임의로 근로자가 그 부당성을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프리랜서라는 이름의 실질적인 근로자는 종편이나 케이블의 기자,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물론 근로자성에 대한 다툼도 현재 무수히 많은 법정에서 다투어지고 있습니다. 프리랜서의 유래는 자유로운 계약을 전제로 합니다. 법정에서 다투어지는 대부분의 사례는 실은 프리(free)하지 않습니다.
<기사>
CJ양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30대 청년노동자 ㄱ씨는 사용자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 그러나 실제로 그가 가진 계약서는 제목만 근로계약서일 뿐 ‘근로시간, 시업·종업 시간 및 휴게시간은 “갑”의 사정에 따라 변경해 운영할 수 있다’ ‘을의 건강상태, 적성 등을 파악해 근로가 부적절한 경우 “갑”은 본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사회보험은 고용 및 산재 보험을 적용한다’고 적어 실상은 개인사업자 계약, 이른바 ‘가짜 3.3’으로 드러났다.
“물류 프리랜서 계약 사원”이 근로계약?
같은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40대 여성노동자 ㄴ씨의 계약서도 가짜였다. 역시 이름은 근로계약서였지만 ‘물류 프리랜서 계약 사원’ ‘갑근세 3.3% 세외 후 지급’ 등 개인사업자 계약임이 명확히 드러났다.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는 경기지역 물류센터 노동자 494명과 화물운송 노동자 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15명 대상 면접조사를 한 경기지역 물류단지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27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본부 사무실에서 공개하고 사례를 소개했다.
조사를 해보니 물류센터 노동자 494명 가운데 416명(84.2%)은 근로계약서를 썼다고 응답했다. 작성하지 않았거나 개인사업자 3.3% 계약을 했다는 응답은 8.3%로,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7%로 나타났다(무응답 0.8%).
그러나 면접조사 결과는 이런 숫자를 뒤집었다. 근로계약서를 체결했다고 한 노동자 가운데 ㄱ씨나 ㄴ씨처럼 근로계약서가 아닌 가짜 3.3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본부는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면접조사에서는 일용직 대부분이 가짜 3.3 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면접 과정에서 노동자는 자신이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가짜 3.3 계약을 맺고 있었던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0889
<대법원 판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