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에 종종 해외도피사범과 공소시효에 대한 것이 등장합니다. 법에 문외한인 분들도 이때의 공소시효란 형벌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법률용어는 그 명칭에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란 쉽게 말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시효입니다. 헌법재판소는 대법원과 더불어 최고사법기관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공권적 해석으로 법률의 위헌성 판단을 하기 때문에, 간접적이나마 법률의 해석권도 보유합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법률적 판단은 국가법률체계의 공권적 해석입니다.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 1993. 9. 27. 선고 92헌마284 결정)는 ‘공소시효제도는 시간의 경과에 의한 범죄의 사회적 영향이 약화되어 가벌성이 소멸되었다는 주된 실체적 이유에서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국가가 형벌권을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형벌권의 소멸과 공소권의 소멸로 범죄인으로 하여금 소추와 처벌을 면하게 함으로써 형사피의자의 법적 지위의 안정을 법률로서 보장하는 형사소송조건에 관한 제도이다. 비록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으나 그 실질은 국가형벌권의 소멸이라는 점에서 형의 시효와 마찬가지로 실체법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라고 공소시효의 본질을 설명하였습니다. 요약하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국가의 형벌에 대한 소추권이 소멸되어 실체법적인 형벌권이 소멸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형 자체의 시효와는 다릅니다. 형의 시효란 미확정의 형벌권을 소멸시키는 공소시효와는 달리 이미 확정된 판결의 집행권을 면제시키는 제도입니다. 참고로 형의 실효와 그 이름이 비슷한데, 전혀 다른 제도로서, 형의 실효는 이미 형의 집행을 받은 수범자들의 전과사실(일명 ‘빨간 줄’)을 말소시켜주는 것이고, 형의 시효는 집행 자체를 면제시켜주는 제도입니다. 형의 시효나 공소시효 모두 형벌과 관련된 형사제도입니다. 이것은 민사제도인 소멸시효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재산권은 영구무한한 소유권이 아닌 권리는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소멸합니다. 가령, 채권은 10년이라는 시간이 경과하면 소멸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채권은 3년이라는 단기시효채권입니다(근로기준법 제49조). 임금채권은 본래 민사채권이자 금전채권입니다. 그 불이행, 즉 임금체불 자체는 민사채권의 일반원칙에 따르면 단지 민법상 채무불이행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민사문제로만 방치하면 사용자는 그 채무불이행을 악용한다는 역사적 교훈 때문에, 각국은 임금체불을 대체적으로 범죄로 규정합니다. 이것은 조세범처벌법상 세금체납과 함께 금전채무불이행을 형벌로 규정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임금체불죄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긴급체포도 가능한 중죄입니다. 국가가 임금체불이 근로자의 생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음을 고려하여 형벌로 규정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공소시효의 문제가 등장합니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자체는 3년 이지만,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의 규정에 따라 공소시효, 즉 소추권이 존재하는 시간이 5년이 됩니다. 공소시효는 범죄행위의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하는데(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 근로기준법상 금품체불죄의 경우(제36조)에는 임금지급기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기산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법원은 면소의 판결을 선고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 한편, 임금체불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 상한이므로, 형법 제78조 제4호의 규정에 따라 형의 시효는 10년이 됩니다.
<헌법재판소 결정>
공소시효제도는 시간의 경과에 의한 범죄의 사회적 영향이 약화되어 가벌성이 소멸되었다는 주된 실체적 이유에서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국가가 형벌권을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형벌권의 소멸과 공소권의 소멸로 범죄인으로 하여금 소추와 처벌을 면하게 함으로써 형사피의자의 법적 지위의 안정을 법률로서 보장하는 형사소송조건에 관한 제도이다. 비록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에 규정되어 있으나 그 실질은 국가형벌권의 소멸이라는 점에서 형의 시효와 마찬가지로 실체법적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1993. 9. 27. 선고 92헌마284 결정)
<형법>
제78조(형의 시효의 기간) 시효는 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확정된 후 그 집행을 받지 아니하고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기간이 지나면 완성된다.
중략
4.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10년
<형사소송법>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①공소시효는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
중략
5.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에는 5년
제326조(면소의 판결) 다음 경우에는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중략
3. 공소의 시효가 완성되었을 때
<근로기준법>
제49조(임금의 시효) 이 법에 따른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
제109조(벌칙) ① 제36조, 제43조, 제44조, 제44조의2, 제46조, 제51조의3, 제52조제2항제2호, 제56조, 제65조, 제72조 또는 제76조의3제6항을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