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명부, 임금대장, 그리고 개인정보보호>

by 성대진

○근로자는 반드시 근로계약을 통하여 근로자라는 지위를 취득합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에는 근로자의 인적 동일성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본인의 신분을 숨기고 취업한 한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된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2.6.9. 91도 2221 판결)가 있으며,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노동운동을 할 목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타인 명의로 허위의 학력,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와 생활기록부 등을 제출하여 채용시험에 합격한 경우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는데, 여기에서 위계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 이유를 인적 동일성은 강학상 계속적 채권관계인 근로관계의 신뢰성의 전제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로 인적 동일성을 훼손하고 실업급여를 수급하면 고용보험법상 부정수급죄가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법리적 문제 이전에,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가 주민번호는 물론 전화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를 정확하게 알려야 하는 것은 국민상식 수준입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서 작성의무는 근로자의 개인정보를 사용자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법률의 체계적 해석). 그리고 근로자의 개인정보는 사회보험은 물론 임금대장, 급여명세서, 직원명부 등을 작성하는 토대가 됩니다. 그런데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것은 새로운 문제를 야기합니다. 개인정보의 합리적 관리와 처리라는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 쿠팡사태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부주의하게 유출시킨 사건입니다만, 개인정보는 고객이나 근로자나 모두 소중하게 보호되어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와,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는 물론 가명정보까지 망라합니다만(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 참조), 정확한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에게는 보다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서울 자가 김 부장’의 사례를 보면, 전문대 출신부터 동료 근로자의 인적 정보까지 사실상 공개되는 것이 우리의 직장 문화이기는 합니다만, 법률 차원의 공개는 그 성질을 달리합니다. 말하자면, 장기간 동료 근로자와 동일한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다보면, 학력, 재산, 가족관계 등 사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를 알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과 그에 따른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사용자의 의무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4호는 ‘“개인정보파일”이란 개인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일정한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하거나 구성한 개인정보의 집합물(集合物)을 말한다.’라고 개인정보파일의 개념을 법정하는데, 임금대장이나 근로자명부는 당연히 개인정보파일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이 개인정보는 물론 개인정보파일을 괸리하는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합니다(제 5호). 개인정보 보호법과 근로기준법은 이렇게 다른 차원에서 근로자에 대한 의무를 법정합니다. 한편으로는 근로계약의 당사자로서,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근로계약에 따른 내용을 명시 및 설명하여야 하는 의무의 주체로, 다른 한편으로는 수집된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세금 및 사회보험료 업무처리를 하여야 하며, 근로자의 퇴사 이후까지 개인정보를 담은 서류 및 파일을 보관하여야 하는 의무의 주체가 됩니다. 근로관계는 이렇게 필연적으로 개인정보 보호라는 법률상의 과제를 안게 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를 말한다.

가.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

나.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정보. 이 경우 쉽게 결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다른 정보의 입수 가능성 등 개인을 알아보는 데 소요되는 시간, 비용, 기술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다. 가목 또는 나목을 제1호의2에 따라 가명처리함으로써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추가 정보의 사용ㆍ결합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는 정보(이하 “가명정보”라 한다)

1의2. “가명처리”란 개인정보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정보가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2. “처리”란 개인정보의 수집, 생성, 연계, 연동, 기록, 저장, 보유, 가공, 편집, 검색, 출력, 정정(訂正), 복구, 이용, 제공, 공개, 파기(破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행위를 말한다.

3. “정보주체”란 처리되는 정보에 의하여 알아볼 수 있는 사람으로서 그 정보의 주체가 되는 사람을 말한다.

4. “개인정보파일”이란 개인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일정한 규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하거나 구성한 개인정보의 집합물(集合物)을 말한다.

5.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41조(근로자의 명부) ① 사용자는 각 사업장별로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고 근로자의 성명, 생년월일, 이력,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용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자 명부를 작성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근로자 명부에 적을 사항이 변경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정정하여야 한다.


제48조(임금대장 및 임금명세서) ① 사용자는 각 사업장별로 임금대장을 작성하고 임금과 가족수당 계산의 기초가 되는 사항, 임금액,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임금을 지급할 때마다 적어야 한다.

② 사용자는 임금을 지급하는 때에는 근로자에게 임금의 구성항목ㆍ계산방법, 제43조제1항 단서에 따라 임금의 일부를 공제한 경우의 내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임금명세서를 서면(「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전자문서를 포함한다)으로 교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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