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의 추억 중에서 누구에게나 방학이란 빠지기 어려운 존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방학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등교와 수업은 지루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방학을 학수고대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가깝기도 합니다. 학생에게만 방학이 소중한 것은 아닙니다. 교사에게도 방학은 꿀입니다. 특히 방학기간에도 임금이 나오는 것이 그 어떤 꿀보다도 달콤합니다. 많은 교사가 ‘이 맛에 교사한다!’고 고백할 정도로 교사에게는 방학이 달콤합니다. 그런데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으며, 웃는 자가 있으면 우는 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기계적으로 엄격하게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유독 교직에서만 방학이 존재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는 불합리합니다. 삼척동자라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은 이해합니다. 그런데 대다수는 그 법리적 근거는 잘 모릅니다. 그 법리적 근거는 임금의 유상성에 기인합니다. 근로계약이란 돈과 노동을 맞바꾸는 계약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에 규정한 ‘근로의 대가’란 바로 이 의미입니다. 임금은 시간당 가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노동을 제공하지 않으면 그 대가인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쌍무계약이라 하며, 양자는 모두 금전적 가치가 존재하며 이것의 등가교환이 이루어지기에 유상계약이라 합니다. 방학이란 교사가 교육이라는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고도 임금을 받기에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예외입니다. 그리고 공짜로 임금을 받는 것 자체는 맞습니다. 학기 중의 근로제공을 방학까지 지급한다는 구성도 가능하지만, 미국 등 서양에서 방학 중에는 무임금인 현실과 비교하면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세기 이상 교사들에게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한 관행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기득권을 빼앗기는 당사자가 ‘결사항전’을 불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프랑스의 연금개혁에 거국적으로 시위가 발생한 것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검사의 수사권 박탈, 대법원장의 인사권 제한 등의 사안에서 당사자가 격렬하게 저항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방학 중 임금지급의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 <기사>의 내용인 인상적입니다.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16일 2차 총파업을 앞두고 임원진이 릴레이 삭발에 돌입했다.’는 것을 보면, 마치 광주지역에서만 급식 등의 직종에서 근무하는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노사분규를 일으킨 것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그 뒤의 <기사>를 보면, 전국적으로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방학 중 임금지급의 문제를 이슈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주장하는 것은 단순합니다. 왜 교사만 방학 중에 임금을 지급하고, 학교 구성원의 하나인 자신들을 차별하는가, 라는 문제입니다. 교사와 급식종사원 등 학교비정규직의 직종이 다른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학기 중의 근무를 이유로 교사에게 임금을 지급한다면, 급식종사원 등 학교비정규직에게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의 예외를 자신들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형평에 맞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도 많은 지자체에서 이미 지급하고 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강조하면서 교사들에게 방학기간 중 무임금을 주장한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대통령은 물론 국회에서 청원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그 청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부터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대통령도 그것을 관철하지 못했습니다. 노무현, 문재인은 물론 윤석열, 이재명 모두 법률가 출신입니다. 삼척동자도 아는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대동단결하여 이를 폐지하지 못했습니다. 반발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예 급식종사원 등 학교비정규직에게도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학교가 교사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며, 열악한 지위에 놓여있는 분들에게도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봅니다.
<기사>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 노조가 16일 2차 총파업을 앞두고 임원진이 릴레이 삭발에 돌입했다. 광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3일 광주교육청 앞에서 단체교섭 연내 타결을 위한 2차 총파업을 선포하며 삭발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비노조는 특수교육대상 학생을 돕는 특수교육실무사들의 방학 중 생계가 어렵다며 유급 근무일수를 확대를 촉구하며 주 2회 부분 파업을 하고 있다. 57차례 교섭에도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릴레이 삭발에 돌입했다.
노조는 "방학이면 보릿고개처럼 급여가 없어 힘들어하는 특수교육실무사들의 근무일수 확대를 요청했으나 광주교육청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직무연수도 방학 중 근무일수로 포함한다는 교섭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전남 330일, 인천 320일 수준으로 유급근무일수를 확대해달라며 이같이 주장하고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641944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중략
5.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모든 금품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