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신경계인 ‘뇌’의 장해등급 판정의 고려요소>

by 성대진


○상식과 (전문) 지식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식과 지식이 다른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으며, 상식과 지식은 대부분 일치합니다. 가령, 몸이 피곤한 경우에는 몸상태가 좋지 않거나 질병에 이환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상식은 지식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뇌 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라는 말은 상식과 지식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하여 오래전부터 의학계에서는 뇌세포는 성인 이후 새로 생겨나지 않으며, 한 번 손상되거나 죽으면 다시 재생될 수 없다는 것은 거의 정설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뇌졸중이나 중증 외상 이후 손상된 뇌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사례가 많아 이러한 말은 사실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현대 신경과학의 발전으로 뇌세포도 재생이 가능하고 나아가 기능의 회복 자체도 가능하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다만, 비용과 시간은 물론 그 가능성 자체는 다른 장기에 비하여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4두50063 판결)는 형식상 간병의 필요성에 대한 장해등급, 즉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관한 장해등급에 대한 다툼입니다. 그러나 그 간병의 필요여부의 선결적 쟁점이 뇌 기능의 정상여부입니다. 당연히 뇌의 기능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 대법원은 이 판례에서 ‘중추신경계인 ‘뇌’의 장해는 전신에 걸쳐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증상의 정도도 여러 단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장해의 부위와 정도,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장해등급을 판정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여 다른 장기와는 다른 뇌의 특수성을 주목하였습니다.


○병원에서 상병을 치료하다보면 완치되는 경우도 있지만, 완치가 되지 않고 고정된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치유라 하며(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제5조 제4호),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으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를 장해라 합니다(제5호). 그리고 그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 등급을 장해등급이라 하며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제1항 [별표 6]는 그 장해등급을 구분하고 있으며 같은 법 시행규칙 제48조는 그 구체적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는 장해등급 중에서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관한 장해등급 중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에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 즉 장해등급 제3급 제3호에 해당한다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다투고 있는 것입니다.

○원심은, ‘상세불명의 뇌내출혈’로, 즉 뇌손상을 입고 요양승인을 받은 원고가 좌측 편마비로 인하여 좌측 상, 하지를 전혀 사용할 수 없고 우측 상, 하지만으로는 신체를 지탱하여 균형을 잡거나 보행 등을 전혀 할 수 없어 용변 처리 등 동작의 전 과정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실제 원고가 옷을 입고 벗는 동작 및 식사 동작 등을 하는 모습이 촬영된 영상에 의하더라도 원고에게 수시로 타인의 간병이 필요하다는 감정 결과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 다음, 원고가 타인의 도움 없이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원고가 장해등급 제3급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간병의 필요여부는 근본적으로 뇌의 기능의 정상성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대법원은 ‘산재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기준 중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관한 장해등급은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간병이 필요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한 것이다. 특히 중추신경계인 ‘뇌’의 장해는 전신에 걸쳐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증상의 정도도 여러 단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장해의 부위와 정도,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장해등급을 판정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간병인이 재해근로자의 생명유지 활동을 보조하기 위하여 항상 곁에 대기하여야 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재해근로자가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를 요약하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관건인 셈입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중략


4. “치유”란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말한다.


5. “장해”란 부상 또는 질병이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육체적 훼손으로 인하여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대법원 판결>


산재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기준 중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관한 장해등급은 노동능력에 미치는 영향과 간병이 필요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정한 것이다. 특히 중추신경계인 ‘뇌’의 장해는 전신에 걸쳐 복합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 증상의 정도도 여러 단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장해의 부위와 정도, 신체 부위에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그 장해등급을 판정하여야 한다.


관련 규정의 문언 및 취지, 장해등급 제도의 체계, 재해근로자의 생명유지와 인간다운 삶에 대한 조력이라는 간병의 본질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수시로 간병을 받아야 하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이란 ‘호흡, 음식물 삼키기, 배뇨와 배변, 체위 변경’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동작에 한정된다고 볼 수 없고, 재해근로자가 ‘이동 동작, 식사 동작, 옷을 입고 벗는 동작, 대․소변 처리 동작, 개인 위생 및 목욕 동작’ 등과 같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요구되는 기초적․반복적 동작의 상당수를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여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동작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동작에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간병인이 재해근로자의 생명유지 활동을 보조하기 위하여 항상 곁에 대기하여야 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재해근로자가 생명유지에 필요한 일상생활의 처리동작 전부 또는 주요 부분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4두5006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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