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실험 중의 하나인 국정 생방송은 현재도 진행형입니다. 찬반 여부에 관계없이 행정부의 정책이 그대로 국민에게 노출된다는 점, 그리고 국정에서 쟁점이 된 사안에 대하여 국민의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노동법의 뜨거운 쟁점 중의 하나인 포괄임금제 폐지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대로 남용의 가능성 때문에 뜨거운 비판의 대상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근로기준법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기본임금), 거기에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을 가산하여(법정수당)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간 획정의 곤란성에서 출발합니다. 가령, 삼성전자의 근로자는 수만 명인데, 그 많은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일일이 산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에서 출발합니다. 출퇴근의 전산기록이나 수동기록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 전부를 근로시간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근로자는 출근하여 용변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주식거래도 하고 사적인 잡담도 합니다. 모두 근로시간이 아닙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는 이러한 시간을 기계적으로 근로시간과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레서 포괄임금제는 대기업부터 영세기업까지 애용하는 제도가 되었습니다.
○권력뿐만이 아니라 각종 법률상의 권리나 제도도 악용의 위험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포괄임금제는 악용의 위험이 큰 제도입니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연장근로 등을 의도적으로 외면하여 연장근로수당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기사>에서 ‘연구개발직, 사무직, 영업직 등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관리하기 어려운 직군에서 많이 활용해 왔다. 하지만 약정한 시간보다 일을 더 해도 추가 보상을 받기 어려워 장시간 노동,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제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7월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20대 근로자는 주 80시간가량 근무했는데, 포괄임금제를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라는 서술은 노동계에서 오랜 기간 주장한 것을 풀이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제도의 폐지가 노동계의 숙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포괄임금제는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당장 사무직의 경우에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하여 모두 그 시간이 근로시간은 아닙니다. 책상에 앉아서 애인과 카톡을 주고받을 수도 있고, 주식거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망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이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모두 공부시간이 아닌 것을 연상하면 됩니다. 현장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쉬엄쉬엄 일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해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일을 해도 일정한 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은 동일하게 산정됩니다. 이는 사무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과업을 빨리 완성하는 근로자보다 늑장을 부리거나 능력이 부족하여 늦게 과업을 완성하는 근로자가 연장근로수당을 받는 비극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시간당 임금을 산정하는 현 근로기준법체계하에서는 근로의 질적 평가를 도외시하는 폐단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사무직의 pc 전산로그 내역을 조사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근로자의 감독 차원에서 실시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근로자의 사생활 보호,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노동계에서 강력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당연히 정확한 근로시간의 산정이 필수적인데, 그 산정근거를 정확히 측정하는 장치를 반대하는 것은 사실상 사용자에게 공짜로 임금을 요구하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 그래서 다음 <기사>는 ‘고정수당이 폐지되고 실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연장근로 수당 등이 줄어들어 근로자 소득이 감소할 우려도 있다.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노동의 확산으로 업무의 질을 시간으로 측정하기 힘든 시대적 변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들은 행정비용 상승을 우려한다. 예외 규정을 구체화하고 근로시간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에 대하여 잘못 알려진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포괄임금제가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만 불리하다는 고정관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제도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포괄임금제는 근로자에게 불리함만 부각되었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유리함도 존재합니다. 포괄임금으로 약정한 근로시간에 미달되어도 근로자가 ‘공짜로’ 임금을 받는 경우도 허다했기 때문입니다. 포괄임금의 폐지는 근로시간의 공정성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제기된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됩니다.
<기사>
“잘 모르는 청년들에 대한 노동 착취 수단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한 제도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제도 자체의 남용 여지가 너무 크지 않나” “대체적으로 노동자에게 불이익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제도는 ‘공짜 야근’의 주범으로 꼽혀 온 포괄임금제다. 1974년 대법원 판례로 인정돼 산업 현장에서 적용해 왔는데, 52년 만에 정부가 포괄임금제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30일 고용부와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은 포괄임금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일한 시간과 관계없이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사전에 정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연구개발직, 사무직, 영업직 등 근로시간을 정확히 측정·관리하기 어려운 직군에서 많이 활용해 왔다. 하지만 약정한 시간보다 일을 더 해도 추가 보상을 받기 어려워 장시간 노동,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제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7월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20대 근로자는 주 80시간가량 근무했는데, 포괄임금제를 적용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51230/133066781/2
<대법원 판례>
1)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되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2)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ㆍ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880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