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의미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말은 달라집니다. 과거에는 ‘주제 파악’이라는 말이 이제는 ‘자기 객관화’라는 말로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천편일률’이라는 말이 이제는 ‘안 봐도 비디오(드라마)’라는 말로 변했습니다. 국가의 주요 경제정책이자 노동정책인 최저임금의 결정과정이 전형적으로 ‘안 봐도 비디오’인 상황입니다. 비정규직이나 일용직이 아닌 양대 노총의 정규직 출신 노총 간부와 재벌가문도 아니면서 마치 대지주의 마름인 양 경제단체의 간부들이 전체 기업과 노동자를 대표하는 것처럼, 삿대질을 하면서 격렬하게(?) 싸우다가 슬며시 공익위원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교수 등의 직함을 지닌 분들이 설정하는 금액이 최저임금으로 결정되는 해학적인 장면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 우당탕탕 결정된 최저임금은 보수, 진보 정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그대로 결정되는 것도 ‘안 봐도 비디오’인 상황입니다. 최저임금법 제4조 제2항은 마치 고용노동부 장관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것처럼 규정하고 있으나, 최저임금법이 시행된 이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의 의중은 물론 최저임금위원회의 의결과 무관하게 결정한 전례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보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아무튼 결정된 최저임금은 기본적으로 시급으로 표시하되, 일ㆍ주 또는 월을 단위로 표기하는 경우에는 시간급(時間給)으로도 표시합니다(최저임금법 제5조 제1항).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고용노동부 고시 제2025-47호)’는 다음과 같이 최저임금을 고시하였습니다.
1. 최저임금액
시간급: 10,320원
월 환산액: 2,156,880원
※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근무한 경우, 월 환산 기준시간 수 209시간(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기준
2. 적용기간
2026년 1월 1일 ~ 2026년 12월 31일까지
3. 적용대상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
○시급 기준으로 10,320원은 실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은 일의 질적인 측면은 배제하고 오로지 시간으로만 계산합니다. 월급루팡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월급루팡은 인사관리의 영역입니다. 월급 기준으로는 2,156,880원입니다. 그런데 시급 10,320원으로 나누면 209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이 숫자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이 숫자는 1일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이 숫자를 유급휴일을 더한 숫자인 48시간을 1년 365일을 주를 의미하는 숫자 7로 나누고, 다시 12개월을 나눈 값인 4.345주에 곱한 값, 즉 매월 최저임금 기준으로 받는 월급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월급명세서에 달랑 ‘기본급’으로만 표기된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명목의 법정수당과 가족수당이니 직급수당이니 하는 명목의 각종 수당이 포함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들 수당과 최저임금과의 관계가 궁금합니다. 최저임금법이 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6조 제4항은 제1호에 ‘소정(所定)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 즉 연장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은 제외하도록 규정합니다. 배 아무개 국회의원이 연상되는 ‘소정’이란 노사 간에 정한 바를 의미하며, 약하게 정한(小定)의 의미가 아닙니다. 그리고 해당 연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100분의 25에 해당하는 상여금 부분도 제외합니다(제2호). 월 환산액의 100분의 7에 해당하는 후생복지비 부분도 제외합니다(제3호).
○최저임금의 산정에서 특수한 분야가 있습니다. 택시기사의 경우입니다. 택시의 법적 근거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입니다.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만이 최저임금의 범위임을 명시합니다. 이것은 택시회사가 전액관리제를 채택하더라도 현실은 사납금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 조문으로, 사납금을 초과한 기성고가 아닌 사납금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채택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사납금의 기준을 두고 다툼이 있으며 여기에 대하여는 ‘정액사납금제로 운영되는 택시회사가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경우뿐 아니라 기존 택시회사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이후에 새로운 근무형태를 도입하면서 그에 대한 소정근로시간을 처음 정한 경우에도,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이었고,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 때에는,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은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든)’는 것을 비롯하여 많은 대법원 판례가 쌓여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제4조(최저임금의 결정기준과 구분) ①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 이 경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하여 정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사업의 종류별 구분은 제12조에 따른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한다.
제5조(최저임금액) ① 최저임금액(최저임금으로 정한 금액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시간ㆍ일(日)ㆍ주(週) 또는 월(月)을 단위로 하여 정한다. 이 경우 일ㆍ주 또는 월을 단위로 하여 최저임금액을 정할 때에는 시간급(時間給)으로도 표시하여야 한다.
제6조(최저임금의 효력) ①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중략
④ 제1항과 제3항에 따른 임금에는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산입(算入)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임금은 산입하지 아니한다.
1.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8호에 따른 소정(所定)근로시간(이하 “소정근로시간”이라 한다)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
2. 상여금,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으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임금의 월 지급액 중 해당 연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100분의 25에 해당하는 부분
3. 식비, 숙박비, 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 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
가.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하는 임금
나. 통화로 지급하는 임금의 월 지급액 중 해당 연도 시간급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된 월 환산액의 100분의 7에 해당하는 부분
⑤ 제4항에도 불구하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제2호다목에 따른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