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이 제정되었을 때 언론이 주목하지 않은 불편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의외로 정규직 중심의 양대 노총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도 단일기업 노조로는 국내 최대노조인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아예 공식적으로 환영의 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조에게도 원청 사용자와 대등한 단체협상의 길을 터주는 법적 장치이기에, 정규직 중심의 원청노조, 일명 ‘본조’에는 무척이나 불편한 법입니다. ‘아랫것’으로 여겼던 하청노조와 ‘겸상’을 하는 것은 ‘쪽팔림’을 넘어 이권에 금이 가는 일입니다. 현대차 원청노조에서 하청의 존재를 자신의 기득권을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은 내부문서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만국의 노동자여! 대동단결하라.’라는 명제를 남기면서 국적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노동자의 등가성을 역설한 K. Marx가 지하에서 통곡할 만한 일이겠지만, 정규직 노조가 살갑게 비정규직 노조를 살갑게 품지 않은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신분과 급여, 그리고 복지혜택 등에서 차별적인 처우를 ‘노동자 연대의식’을 지니지 않은 정규직 근로자와 노조 모두 노골적으로 원했기 때문입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현대차 생산직을 ‘킹산직’이라는 신조어로 비아냥한 것이 결코 우연은 아닙니다. 국내 노동운동의 선봉장은 단연 현대차를 비롯한 현대 계열사입니다. 그 행태는 당연히 다른 사업장에도 미쳤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활동무대였던 대우조선이 변신한 현 한화오션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그리고 하청기업의 근로자에게도 그 차별은 뚜렷했습니다.
○MAGA와 MASGA가 등장하면서 조선한국의 명성이 드높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선소가 있는 거제와 울산에서는 내국인 하청 근로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막상 외국인 근로자도 떠나는 상황입니다. 하청 근로자의 열악한 지위에 기인합니다. 그래서 강아지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리던 거제도 경기가 썰렁하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언론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이지만, 막상 노조 간의 양극화, 그 이전에 원청과 하청 간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양극화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다음 <기사>는 진정 훈훈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반갑습니다.
○<기사>는 ‘한화오션과 한화오션 사내협력회사협의회가 상생을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고 소통한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5일 서울 중구 한화오션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원·하청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양측은 협약서에 서명했다.’라고 시작합니다. 하청을 동반자로 여기지 아니하고 ‘아랫것’으로 인식해 온 것이 원청과 원청노조였던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상생을 도모하는 취지에서 협약서를 제정한 것이 다른 기업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 주목됩니다. 그리고 <기사>에서 더욱 주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협약서에는 “경영성과를 원·하청 차별 없이 함께 공유하여 회사와 협력사 직원 간 보상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협력사 직원들의 실질적인 근로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회사와 협력사는 무재해 사업장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한다” “협력사는 생산성 향상 및 안정적 공정관리를 위한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라는 대목이 바로 그것입니다. 처우란 돈이 오가야 진정 그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한화오션의 통큰 결단이 고무적입니다.
<기사>
한화오션과 한화오션 사내협력회사협의회가 상생을 위해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고 소통한다는 협약에 서명했다. 5일 서울 중구 한화오션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원·하청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양측은 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서에는 “경영성과를 원·하청 차별 없이 함께 공유하여 회사와 협력사 직원 간 보상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협력사 직원들의 실질적인 근로조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회사와 협력사는 무재해 사업장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한다” “협력사는 생산성 향상 및 안정적 공정관리를 위한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한화오션과 협력사가 보여준 상생 협력의 실천이 모든 산업에서 신뢰를 쌓고 미래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2/000341957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