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탈퇴 및 노조와해 유도와 부당노동행위>

by 성대진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라.


○이 속담의 이면은 두 가지 불편한 진실을 알려줍니다. 첫째는 인간의 본능에는 타인과 싸우는 속성을 포함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타인의 분쟁을 중재하고 화해를 시키려는 속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분쟁은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는데, 중재 및 화해, 즉 흥정은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실은 타인의 분쟁에 대하여 흥정으로 나아가는 이면에는 그 주선자에게 뭔가 이득이 존재하는 경우라야만 합니다. 자신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면 천둥과 벼락이 몰아쳐도 무관심한 것이 이기적 손성을 지닌 인간의 심연입니다.


○싸움과 흥정이 인간의 속성이기에 그 발현형태는 천태만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은 그 싸움과 흥정에 대하여 체계적인 규율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싸움 자체를 법정합니다. 노동조합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 “勞動關係 當事者”라 한다)간에 임금ㆍ근로시간ㆍ복지ㆍ해고 기타 대우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주장의 불일치라 함은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라고 정의합니다. 그리고 싸우는 행위를 ‘쟁의행위’라 정의하는데, 제6호는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ㆍ태업ㆍ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의합니다.


○싸우는 빈도로만 본다면 부부싸움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가정폭력으로 비화되지 않는 이상 부부싸움은 법률의 영역으로 진입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쟁의가 법률에서 규율하는 이유는 노사문제는 국민경제의 문제이면서도 헌법이 쟁의행위를 포함한 노동3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쟁의행위를 규율하고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이것을 담보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노사대등이 법률의 원칙이라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용자의 힘이 절대적으로 강하기 마련입니다.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싸움의 속성이기에 그 법적 장치의 고안은 무척이나 절실합니다.

○그래서 부당노동행위라는 것이 도입되었습니다. 노동조합법 제81조는 부당노동행위의 구체적 유형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그 일련의 행위는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탄압하려는 사용자의 불공정행위입니다. 그리고 현실에서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탄압하는 행위를 ‘노조파괴’라 부르기도 그 실례로 지적되는 행위들은 주로 제1호(불이익 취급)와 제4호(지배·개입) 혼합되어 발생합니다. 제1호는 복수노조 활용(4호): 특정 노조(어용노조)에만 교섭권을 부여하거나, 친기업 노조를 육성하여 기존 노조를 무력화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며, 제4호와 결합된 행위는 관리자를 통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탈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협박하는 행위가 대표적입니다.

○노조파괴행위는 과거 삼성전자의 사례에서처럼 경영진의 교묘하고 체계적인 행위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기업 경영진의 최상층의 은밀한 행위를 현실에서 증명하기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대법원(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6738 판결)은 일관하여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경우라야 하며, 그 사실의 주장 및 입증책임은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있다.’라고 판시합니다. 소박한 시민이 삼성전자 경영진을 만나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어려운데 부당노동행위를 증명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처럼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송실무에서는 사용자의 내심의 의사를 직접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노조 활동의 정당성, 징계의 형평성, 징계에 이르게 된 경위, 시기 등 구체적 정황을 근거로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추정합니다.


○다음 <기사>는 담담하게 ‘청소노동자의 민주노총 노조 탈퇴를 유도하며 노조 와해 전략을 모의하고 실행한 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의 벌금형을 받아 유죄가 선고됐다.‘고 서술합니다. 그러나 유죄의 증명활동은 실무에서는 처절합니다. 임의수사부터 강제수사까지 무수히 많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야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내려진 선고형은 벌금에 불과합니다. 부당노동행위사범은 법률용어로 ’비열범‘이라 합니다. 사용자의 힘을 부당하게 악용한 경우이기에 비열범이 맞습니다. 그런데 벌금형은 과소한 느낌적 느낌입니다. 그러나 부당노동행위는 민사, 행정적 책임이 거의 뒤따릅니다. 노조탄압을 설계한 노무사 등 전문직군도 형벌과 징계책임을 받기도 합니다. 부당노동행위는 노조보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선입니다.

<기사>


청소노동자의 민주노총 노조 탈퇴를 유도하며 노조 와해 전략을 모의하고 실행한 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 ‘태가비엠’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형량의 벌금형을 받아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1형사부(재판장 반정우)는 29일 오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세브란스병원 사무국장 ㄱ씨와 태가비엠 부사장 ㄴ씨·노무이사 ㄷ씨·관리이사 ㄹ씨, 태가비엠 주식회사에 대해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1심 재판부는 민주노총에 가입한 청소노동자 노조 탈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실행한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다며 ㄱ·ㄴ씨에게 각각 벌금 1천200만원을, ㄷ·ㄹ씨에게 각각 벌금 400만원을, 태가비엠 주식회사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세브란스병원 파트장을 제외한 피고인 4명과 태가비엠, 그리고 검찰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세브란스병원과 태가비엠 사이 노조 설립 저지와 민주노총 탈퇴를 유도하기 위한 조직적 행위가 있었다고 다시 확인했다. 재판부는 “세브란스병원쪽 피고인과 태가비엠쪽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노조설립 저지를 위한 논의가 있었고 관련된 문건이 병원과 태가비엠차원에서 작성돼 보고·공유됐다”며 “이후 문건에 기재된 일련의 (노조설립 저지) 조치가 태가비엠 현장소장과 미화관장을 통해 실행돼 공소사실과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태가비엠쪽 피고인은 여러 문건 공유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고, 일부 세부적 실행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어도 공동정범으로 책임이 인정된다”며 형이 무겁다고 주장한 태가비엠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493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①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不當勞動行爲”라 한다)를 할 수 없다.


1.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중략


4.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초과하여 급여를 지급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 다만,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제24조제2항에 따른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며, 또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그 밖에 재해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소의 제공 및 그 밖에 이에 준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 또는 활동을 침해할 위험이 없는 범위에서의 운영비 원조행위는 예외로 한다.


제90조(벌칙) 제44조제2항, 제69조제4항, 제77조 또는 제81조제1항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법원 판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항 제1호(법명 및 조문 수정)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같은 법조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하고 사용자가 이를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한 경우라야 하며, 그 사실의 주장 및 입증책임은 부당노동행위임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있다.


(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16738 판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기연금 수급자 100만명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