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가장 객관적인 지표의 상징입니다. 1인당 GDP의 한계성을 논하면서도 현실에서 GDP를 능가하는 경제지표가 없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숫자로 표시되어 있어도 그것의 해석은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몫입니다. 노인들의 실업률, 소득과 빈곤, 자살률 등 객관적인 지표를 나타내는 숫자가 엄존해도 아무래도 노인들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청년실업’은 거의 모든 언론이 다루고 있지만, ‘노인실업’이라는 말은 찾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절대다수의 노인들이 취업과 경제활동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실버산업과 같이 소비의 주체로서만 부각이 됩니다.
○‘유교탈레반’이라는 말처럼, 연장자에 대한 과도한 공경이 미덕으로 자리잡은 한국에서 노인채용을 기피하는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저출산률과 고령화가 진전되는 한국에서는 노인인력의 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영역입니다. 광범위하게 노인포비아가 자리잡고 있어도 노인인력의 활용이 지상과제입니다. 그러나 노인의 채용은 머나먼 길입니다. 그래서 노인은 공적연금 등 연금소득이 시작되기 전의 빈곤한 상태, 즉 ‘소득크레바스’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다음 <기사>는 국민연금의 조기수령인구가 무려 100만명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 재취업이 어려워 소득크레바스에 빠진 노인들의 구원처가 국민연금의 조기수령이라는 원인도 설명합니다.
○국민연금도 광의의 보험상품, 정확히는 연금보험상품입니다. 조기에 연금보험을 수령하려면 이자율로 원금액을 할인해야 합니다. 그 할인율은 매월 0.5%입니다(국민연금법 제2항 본문). 그리하여 조기연령을 지급하는 만 55세부터 조기수급을 하면 무려 30%가 날아갑니다(제2항 제1호). 그러니까 만 60세부터 100원을 받을 수 있는 수급자가 55세부터 받는다면 70원밖에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최근의 저금리기조를 고려하면 법정할인률이 무척이나 고금리인 셈입니다. 안 그래도 ‘용돈연금’이라 비난을 받는 국민연금의 수급자로서는 피눈물이 날 상황입니다. 그러나! 목구멍이 포도청인 법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시민이라도 직관적으로도 수급자는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을 인지합니다.
○<기사>는 ‘이런 폭증의 가장 큰 원인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뒤로 밀린 탓이었다. 국민연금은 재정 안정을 위해 1998년 1차 연금 개혁 이후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춰왔는데, 하필 2023년에 수급 연령이 만 62세에서 63세로 한 살 늦춰지면서 1961년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라고 설명합니다. 수급개시 연령이 늦춰졌어도 취업이 보장된다면 막대한 손해를 보는 조기연금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 명백합니다. 그 해결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도입이 권장되는 것이 정년의 연장 등을 포함한 노인인력의 활용방안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를 지닌 분들이 우선적으로 요구를 하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합니다. 보수, 진보 정부를 가리지 아니하고 정년연장정책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무산되는 이유가 청년실업과의 마찰적 상황입니다.
○요즘은 환갑잔치를 하는 사람 자체가 없습니다. 동안이 일부에게만 해당되는 단어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세대 전반에 확대되었습니다. 노인인력의 활용은 이제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청년실업을 포함한 광범위한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하는 방법으로 이행이 되어야 합니다.
<기사>
전문가들은 지금의 100만 명 돌파 현상이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 전조증상은 이미 2023년부터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공표통계 자료를 보면, 2023년은 조기 연금 신청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였다. 당시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신규 신청자가 6만3천855명에 달해 불과 반년 만에 전년도(2022년) 1년 치 전체 신규 수급자 수(5만9천314명)를 훌쩍 뛰어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런 폭증의 가장 큰 원인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뒤로 밀린 탓이었다. 국민연금은 재정 안정을 위해 1998년 1차 연금 개혁 이후 수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춰왔는데, 하필 2023년에 수급 연령이 만 62세에서 63세로 한 살 늦춰지면서 1961년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1961년생들은 55세 무렵 은퇴 후 '이제 만 62세가 되었으니 연금을 탈 수 있겠지'라고 기대했으나 제도 변경으로 인해 갑자기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퇴직은 이미 했는데 연금은 나오지 않는 이 1년의 '소득 절벽'을 버티지 못한 이들이 대거 조기 연금 신청 창구로 몰린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의 당시 조사에 따르면 조기 연금 신청자의 상당수가 '생계비 마련'을 최우선 사유로 꼽았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85266?sid=102
<국민연금법>
제61조(노령연금 수급권자) ①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에 대하여는 60세(특수직종근로자는 55세)가 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노령연금을 지급한다.
②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로서 55세 이상인 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소득이있는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제1항에도 불구하고 60세가 되기 전이라도 본인이 청구한 때부터 그가 생존하는 동안 일정한 금액의 연금(이하 “조기노령연금”이라 한다)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