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의무화와 불황>

by 성대진


○사상최초로 주가지수 5,000원을 넘겼어도 서민들의 경제사정은 별개입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공실과 불황의 적나라한 현실을 하소연하는 장면이 속출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그런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시장을 방문하여 시민을 위로하는 장면이 방송에서 보였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하면 다음 <기사> 속의 퇴직연금 의무화가 뭔가 공허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기금형 퇴직연금'은 지난 번에 설명하였기에 생략합니다.


○<기사>는 노사정이 합의로 ‘퇴직연금 의무화’를 마치 새롭게 합의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당초 퇴직연금이 도입된 2005년부터 퇴직연금의 의무화는 이미 법제화되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퇴직급여법) 제5조는 ‘새로 성립된 사업의 퇴직급여제도’라는 제목으로 ‘법률 제10967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전부개정법률 시행일 이후 새로 성립(합병ㆍ분할된 경우는 제외한다)된 사업의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사업의 성립 후 1년 이내에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습니다.


○이 조문 그대로 2005년 퇴직연금제도의 도입시점부터 신규사업장은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했으며(의무화), 당시 대기업은 거의 예외없이 퇴직연금을 속속 도입했습니다. 특히 은행을 중심으로 일명 ‘꺽기’라는 방식으로 퇴직연금이 사실상 강제되었던 것이 당시의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영세사업체입니다. 당장 운영자금 자체가 없어서 여기저기 대출에 동분서주하는 영세업체의 사업주는 퇴직연금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었습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전술한 꺽기 차원에서 가입한 경우가 부지기수였으며, 퇴직연금의 사업자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나아가 사업장 자체가 폐업으로 끝나기도 했습니다. 퇴직연금은 계속기업의 원칙, 즉 사업의 계속이 전제됩니다. 사업이 망하면 퇴직연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법리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향후 퇴직연금의 의무화를 입법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격상 형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초부터 퇴직급여법 제5조의 규정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었습니다. 사업주가 형편이 어렵다고 퇴직연금을 가입하지 않는다 하여 그 사업주에 대하여 제재를 하면 역설적으로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가 피해를 보는 비극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의 미지급이나 퇴직연금의 부담금 미납에 대한 제재가 이미 존재함에도 퇴직연금의 미가입 자체에 대하여 제재를 하는 것은 과잉제재가 분명합니다. 법리적으로도 퇴직연금은 퇴직금과 등가적이기에(퇴직급여법 제2조 제5호 및 제6호), 퇴직연금 미가입 사업체는 당해 사업주가 근로자의 퇴직 시에 퇴직금을 지급하면 족합니다.

○실무적으로도 은행의 고질적인 꺽기의 악습이 자행될 여지도 충분합니다. 은행에 자금을 융통하려면 보험, 카드, 각종 펀드, 적금 등의 강제가입에 시달린 것이 영세사업자의 우울한 자화상이었습니다. 최근에 줄어들기는 했지만, 근절이 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더 큰 구조적 문제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퇴직연금 사업장의 생존이라는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강남역 사거리부터 가로수길의 많은 상점들이 폐업의 고통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습니다. 전국의 산업단지에서도 불황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있으며, 이미 건설업은 구조적인 불황을 맞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기업의 생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퇴직연금의 의무화보다 기업의 생존이 우선입니다.


<기사>

앞으로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운용방법의 하나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본격 도입된다.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는 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노사정 TF에는 고용노동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중소기업중앙회, 청년,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이번 선언문은 2005년 제도가 도입된 후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퇴직연금 제도의 구조적 개선 방향에 대해 노사가 합의를 이룬 첫 사회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TF는 퇴직연금이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제도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퇴직급여 수급권 보호와 제도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노사정은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와 '기금형 퇴직연금 활성화'를 핵심과제로 집중 논의했고, 이번 공동선언에서 기본 방향에 합의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89491?sid=10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5. “급여”란 퇴직급여제도나 제25조에 따른 개인형퇴직연금제도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연금 또는 일시금을 말한다.


6. “퇴직급여제도”란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및 제8조에 따른 퇴직금제도를 말한다.


중략


7. “퇴직연금제도”란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및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8.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란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9.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란 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를 말한다.


중략


13. “퇴직연금사업자”란 퇴직연금제도의 운용관리업무 및 자산관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제26조에 따라 등록한 자를 말한다.




제5조(새로 성립된 사업의 퇴직급여제도) 법률 제10967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전부개정법률 시행일 이후 새로 성립(합병ㆍ분할된 경우는 제외한다)된 사업의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의 의견을 들어 사업의 성립 후 1년 이내에 확정급여형퇴직연금제도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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