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관련 노조의 뜬금없는 삭발투쟁>

by 성대진

○요즘은 많이 희석됐지만, 과거에는 ‘단체교섭 = 투쟁’이라는 공식이 있었습니다. 교섭거부 자체가 부당노동행위라는 범죄행위로 규정된 노동조합법이 존재함에도 노조원들을 단결하게 만들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강경 일변도의 투쟁이 노조활동의 본질인 양 오도된 활동이 대세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조활동의 움직임이 있어서 과거처럼 투쟁 일변도의 활동은 제약이 있습니다. 투쟁의 대명사였던 현대차노조의 변신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동안 노조는 강경투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였고, 파업의 힘으로 사용자를 굴복시켰습니다. 그러나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노조하면 떠오르는 것이 노조조끼와 노조띠였습니다. 투사의 이미지가 견고하기에 노조포비아가 생겼습니다. 정규직 생산직 위주의 노조활동으로 청년과 하청업체의 비정규직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노조에 대한 일련의 기사들에 달린 댓글은 노조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빌런인 것으로 오인받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리없는 노조개혁운동이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조 스스로도 강경투쟁을 기피하는 움직이 생겼습니다. 여론의 따가운 질책이 무서운 법입니다.

○그러는 와중에 다음 <기사>에는 이례적으로 과천 소재 경마 관련 노조들이 단체 삭발을 겸하는 강경투쟁을 벌이고 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표면적 이유는 ‘경마장 졸속 이전’을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들의 요구는 전형적인 집단이기주의로 봐야 합니다. 이들의 요구보다 상위의 가치인 국민의 주거권이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졸속 이전 거부’라는 말은 실제로는 이전 자체를 거부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과천은 강남 바로 옆자리에 자연환경과 근무여건이 수도권의 최상권 입지입니다. 당연히 이전을 기피하려는 심정이 발현됩니다. 산업은행의 부산이전에 산업은행노조의 격렬한 반대는 지방기피의 심리가 기저에 있다는 것은 거의 국민상식 수준입니다. 서울의 집값이 수십년간 수십배 상승한 사실도 무시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경마 관련 노조들의 주장은 과천같은 최상급 입지를 떠나기 싫다는 투정이 그 본질입니다. 경마는 전형적인 사행산업입니다. 사행산업을 위하여 최상급 입지에 주거지가 입주하는 것은 과도한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최근 온라인 경마가 성행하는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경마시스템을 고집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극단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해도 무방합니다. 굳이 수도권에 경마장을 지을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이 헌법상 대원칙인 국토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강원도 발전을 위하여 탄광지역에 카지노를 설립한 것이 구체적인 실례입니다. 경마 관련 노조들의 주장은 자기들 주거와 출퇴근의 이유가 국민 전체의 이익과 부동산 폭등의 치유책을 거부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삭발투쟁 등 강경투쟁이 유명무실해진 현재 시점에서 강경투쟁은 오히려 그 의도가 불순함을 자백하는 것입니다.

<기사>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1·29 부동산 대책’에 경마장 이전 계획이 포함된 데 대해 경마 관련 노동자들이 단체 삭발하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마사회노조(위원장 박문근)와 마필관리사노조(위원장 이찬웅), 마사회경마직노조(위원장 허연주), 마사회전임직노조(위원장 모규표), 공공산업희망노조 한국마사회시설관리지부(지부장 김도환)는 25일 오후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마장 졸속이전을 저지해 경마산업과 우리의 생존권을 끝까지 사수할 것이다”고 밝혔다.


결의대회 직후 박문근·이찬웅·허연주·모규포 위원장과 김도환 지부장은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뜻에서 삭발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상급단체인 공공노련과 공공연맹을 포함해 한국노총 산별연맹 27곳 중 21곳이 참여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과천 경마장(115만제곱미터) 부지와 국군방첩사령부(28만제곱미터) 부지를 통합해 9천800호 규모 주택을 공급하고, 경마장을 경기도 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1·29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노조는 발표가 사전협의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반발하고 있다. 특히 마사회 임직원 2천700여명뿐만 아니라 마필관리사와 시설관리 노동자를 포함한 관련 연관 종사자 2만4천여명이 일자리를 한꺼번에 잃게 된다는 주장이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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