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중지병(畵中之餠)
○조선의 문재(文才)라 불리던 춘원 이광수는 ‘민족개조론’에서 성리학에 찌든 조선시대의 사람들과 신문명을 맞은 자신들과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민족을 개조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틀린 것이 민족개조론 자체가 조선시대에 흔히 쓰였던 한자어투의 생경한 문장 일색이었습니다. 마치 ‘바담 풍’을 하면서도 ‘바람 풍’이라고 우기는 사람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DNA는 단군 이래 변하지 않았습니다. 근자에 2030세대들이 5060세대들과 차이점을 강변하는 것에 시사점을 줍니다. 한국인의 성향은 변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크게 변하지 않은 부분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런가 하면 무려 천년이 넘은 세월이 흐르고 이역만리에서 회자되던 교훈이 21세기 2026년 한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신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감성의 보편성을 절절히 느끼게 됩니다. 화중지병(畵中之餠)은 삼국지의 최종 승자 조조의 손자, 조예의 말에서 유래합니다. 후일 그는 위(魏)의 명제(明帝)가 됩니다. 글자 그대로 화중지병은 그림의 떡입니다. 그림에서 아무리 산해진미가 그려있어도 내 배는 고프기 마련입니다. 각종 법령상의 제도가 영세기업에서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시 5인 미만의 사업장은 그 흔한 연차휴가 자체가 부존재합니다. 고용보험법 및 남녀고용평등법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막상 상시 5인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도 각종 제도도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은 일단 인력 pool이 작습니다. 근로자 하나 하나가 멀티플레이어이기에, 특정 인력이 연차휴가라도 가면 나머지 근로자는 ‘일 지옥’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연차수당으로 퉁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런 쓰라린 현실에서 다음의 <기사>는 눈길을 끕니다. 어차피 ‘이란 전쟁’에 대다수의 언론이 집중하겠지만, 이런 유형의 기사도 필요합니다. 실은 ‘이란 전쟁’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거의 없지만, 고용보험지원제도는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중소기업에서 배우자 출산휴가로 떠난 동료의 업무를 대신한 노동자에게도 업무분담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은 기존의 육아휴직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동료의 업무를 분담한 노동자에게만 지원하는 것에서 진전된 것입니다.
○물론 기왕의 지원금제도도 상당수 영세기업에게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다수입니다. 이번의 지원금제도도 같은 운명일 것입니다. 그러나 제도란 점진적인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급격한 개선은 재정부담 때문에 곤란합니다. 특히나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는 사회보장제도의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각종 고용보험법령상의 지원금제도가 오히려 양극화를 조장하는 측면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제도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를 그나마 막기 위한 법적 장치를 확충하는 것은 진영을 떠나 우리에게 닥친 필수코스입니다.
<기사>
앞으로 중소기업에서 배우자 출산휴가로 떠난 동료의 업무를 대신한 노동자에게도 업무분담 지원금을 지급한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이런 내용이 담긴 '고용보험법' 및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하위법령 일부 개정령안을 이날부터 41일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현재 업무분담 지원금은 육아휴직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동료의 업무를 분담한 노동자에게만 지원한다. 이번 개정으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20일 연속 사용한 동료를 대신해 일한 노동자에게도 업무분담 지원금을 준다. 업무분담 지원금은 업무 공백을 메운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업무분담 수당을 지급하면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중소기업)이 대상이다.
지원금 규모는 노동부 장관 고시로 정해진다. 현행 육아휴직의 업무분담 지원금은 월 최대 60만원,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월 최대 20만원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982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