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과 교섭요구사실 공고>

by 성대진


○노란봉투법은 여러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핵심은 단연 원·하청 간의 단체교섭입니다. 하청노조원은 근로자이며, 이들은 원청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란봉투법의 힘으로 단체교섭이 가능합니다. 물론 막무가내로 하청노조가 원청에게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여야만 가능합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조문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라는 추상적인 기준만을 제시하였습니다.


○법조문은 천태만상인 인간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추상적으로 규율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추상성은 다툼을 낳습니다. 법원의 심판이란 추상적인 법조문에 대한 다툼입니다. 노란봉투법이 규정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는 하청노조에게는 원청을 옥죌 수 있는 단체교섭이라는 이름의 밧줄이지만, 원청은 그 밧줄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다음 <기사>는 그 생생한 현장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안은 충남지방노동위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시정 신청 심판회의에 대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시정 신청이란 교섭요구 사실공고 불이행에 대한 시정신청입니다.


○사용자는 아무 상관이 없는 노조의 교섭요구신청에 응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청노조는 자신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이 있다는 이유로 교섭을 요구합니다. 이에 대한 다툼은 결국 제3자성을 지닌 법원이나 노동위원회가 결정해야 합니다.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3은 ‘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라는 제목으로 사용자는 7일 이내에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할 법적 의무(제1항)와 하청노조의 시정신청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 쟁점은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원청이 하청에 대하여 보유하고 있는가 여부입니다. 다음 <기사>는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법원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예’ 아니면 ‘아니오’입니다. 중간적인 판단은 없습니다. 이 판단은 향후 하청노조의 판단의 시금석이 될 것은 물론입니다. 그런데 하청노조의 손을 들어준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복수노조제도 때문에 다시 원청사용자는 하청노조에 대한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매뉴얼은 원청사용자와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속한 노조인가 아니면 계약외 근로자가 속한 노조인가에 따라 각각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 사용자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불복할 수 있으며, 이것은 대법원까지도 송사가 가능합니다. 하청노조는 고난의 행군을 시작한 것입니다.

<기사>

충남지방노동위는 2일 오전부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시정 신청 심판회의를 차례로 진행한다.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원청 사용자는 이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공고해야 한다. 공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하청노조는 노동위에 사용자성 판단을 해달라는 시정 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노동위는 신청을 받은 후 기본 10일, 최대 20일 동안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해 공고가 필요한 경우 시정 명령을 내리게 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과 중노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총 267건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고용노동부 산하 자문기구인 단체교섭 판단지원 위원회에 접수된 사용자성 판단 관련 질의는 총 65건이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24809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중략


2.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14조의3(노동조합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① 사용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 요구를 받은 때에는 그 요구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그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의 명칭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게시판 등에 공고하여 다른 노동조합과 근로자가 알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② 노동조합은 사용자가 제1항에 따른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다르게 공고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③ 노동위원회는 제2항에 따라 시정 요청을 받은 때에는 그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그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다만, 법 제2조제2호 후단에 따른 사용자에 대한 교섭요구에 관하여 시정 요청을 받은 경우로서 해당 기간 이내에 그에 대한 결정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한 차례에 한정하여 10일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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