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지속적 가격 인상과 노동생산성>

by 성대진

○경제학을 공부하면서 맨 처음 접하는 파트가 가격이론입니다. 그리고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도 공부하게 됩니다. 베블렌효과는 가격메카니즘의 예외적 현상으로가격이 상승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속물근성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기도 하고, 과시욕이나 허영심으로 인해 오히려 수요가 증가하는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으로도 설명됩니다. 소스타인 베블런이 1899년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과시적 소비를 비판하며 제시한 이론인데, 이역만리 한국에서 2026년에도 인용될 것은 꿈에도 몰랐을 것입니다. 베블렌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계적으로 등장하는 것이 명품입니다.

○명품에 대한 기사가 뜨면 기계적으로 ‘사치품이 맞다’는 댓글부터 부정적인 댓글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그러나 명품의 매출은 지치지 않습니다. 2025년만 해도 2조원이 넘게 매출액이 발생했습니다. 무려 385만원 디올 가방, 원가 8만원이었다는 기사가 이미 2024년에 나왔어도 명품의 괴력은 멈추지 아니합니다. 명품은 선호층에게는 그 어떤 사실이 등장해도 수요를 멈출 수 없는 강력한 마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명품이 감추고 있는 이면에 '노동착취'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도 구매를 멈추지 않습니다. 명품브랜드가 이렇게 배짱장사를 넘어 다음 <기사>처럼 지속적인 가격인상을 하는 것은 그 마력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 볼 경제지표가 있습니다. 그 지표가 바로 노동생산성(Labor Productivity)입니다. 노동생산성이란 일정 기간(1시간 또는 1년을 주로 산정)에 걸쳐 노동자 1인 혹은 전체 근로자가 얼마나 많은 산출물(제품, 서비스, 부가가치 등)을 만들어내는지를 나타내는 생산 효율성 지표입니다. 주로 가격으로 표시하는데, 당연히 각국의 비교지표로 쓸 경우에는 달러로 표시됩니다. 동일한 제품을 중국인력으로 제조한 경우라도 단지 명품 라벨을 붙였다는 이유로 8만원짜리가 380만원으로 둔갑하면 노동생산성은 급등하게 됩니다. 과거 명품은 ‘장인의 손’을 내세워서 고가정책을 고수했는데(배짱장사!), 그 경제학적 평가는 노동생산성입니다.


○말하자면, 선진국의 제품이 전반적으로 고가인 것은 선진국 인력이 전반적으로 고급인력이기에 고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식으로 경제학 교과서는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나 프리미엄 휴대폰의 대명사인 아이폰은 중국에서 제조되며 프리미엄 스포츠제품의 대명사인 나이키도 동남아에서 생산되는 마당에, 게다가 명품도 대부분 상표(택)만 명품 제조국에서 붙이는 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된 마당에, 노동생산성을 선진국과 개도국의 인력 차이를 구분하는 지표로 쓰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듭니다. 실은 이러한 의문은 신자유주의의 핵심인 아웃소싱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제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웃소싱의 기본 원리로, 선진국의 고임금을 피해 개도국의 저임금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폭리 수준으로 돈을 많이 버는 명품브랜드들이 이런저런 핑계로 가격을 꾸준히 올리는 사실을 지하에 있는 베블렌이 알면 쓴웃음을 지을 듯합니다. 그리고 근로의 대가라는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의 개념, 그리고 노동생산성의 실질이 장소에 따라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면 아예 멘붕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품의 배짱가격은 앞으로도 낮아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사>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올해 상반기에만 가격을 여러 차례 올리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명품업계의 'N차 인상'이 일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전날 샤넬 25 핸드백 가격을 약 3%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이 핸드백 스몰 사이즈 가격(그레인드 카프스킨·골드 메탈 블랙)은 1천42만원으로 뛰었다.


샤넬은 지난해 봄 이 가방을 900만원대에 출시했는데 1년 만에 여러 차례에 걸쳐 가격을 100만원 넘게 올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000117?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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