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의 반전 ; ‘교섭창구단일화절차’, 그리고

by 성대진

Two of a trade seldom agree.


○위 영어 속담은 영문법상의 부정관사 ‘a’가 ‘same’의 의미를 지녔다는 예문으로도 쓰이고, 우리 속담 중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와 유사한 의미로 쓰이는 영어 속담의 예로도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속담이 서양과 동양 모두 대동소이한 의미를 지닌 것이 많다는 것은 세상살이 자체는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속담이란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인생교훈이기 때문입니다. 속담은 한편으로는 세상을 규율하는 길라잡이기도 합니다. 속담의 교훈이 법률 제정의 방향타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주로 보수신문을 중심으로 노란봉투법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영에 빠진 극우청년들이 네이버 등 포탈과 각종 커뮤니티에서 노란봉투법이 제정되면 당장이라도 대한민국이 망할 것이라는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심지어는 공산화가 된다는 괴담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예전부터 제가 지적한 노란봉투법 제정의 취지, 그리고 부작용의 과장, 특히 한-EU FTA 협약체결의 조건으로 1191년 한국 정부가 ILO의 4가지 유보조항을 포함한 가입을 요구하였고, 블루라운드, 즉 노동조건의 준수를 삽입한 것 등에 대하여는 보수신문이 거의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EU가 한-EU FTA 협약체결의 조건인 ILO 핵심협약 중 4개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기에,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기 위해 계속적이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한-EU FTA 조항을 어기고 있다는 점. 그리고 ILO 기본권 선언에 있는 노동기본권 원칙을 자국의 노동법·관행을 통해 존중·증진·실현하기로 약속한 조항도 어겼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을 ILO에 제소까지 한 사실에 대하여도 외면하였습니다.

○심지어 수출확대를 위하여 체결한 한 –EU FTA가 정당하다고 강변했던 EU상공회의소가 노란봉투법을 비판하는 모순된 행태에 대하여도 거의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나 한국의 후진적 노동관행을 비판하던 EU가 자신들이 이미 시행하는 노동관련법을 제정하려 하자 한국을 비판하는 황당한 행태도 문제지만, 진영논리만을 내세워서 노동탄압을 시도하는 보수신문의 행태도 문제입니다. 수출한국의 신화는 결국 노동자의 손을 직·간접적으로 거쳐야 함에도 수출의 증대에 기여한 노동자의 공헌에 대하여는 그렇게나 인색한 보수신문이 유독 노조이야기만 나오면 광적으로 적개심을 뿜어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보수신문 내에서도 노조가 존재하는데, 그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그러나 보수신문이 주류인 언론계에서의 반응은 진실이 아닙니다. 다음 <기사>의 부제처럼 ‘공포마케팅’이 사실에 근접합니다. 이 <기사>는 제가 이미 지적한 비판과 대동소이해서 반가웠습니다. <기사>에서는 제 비판에 추가하여 상세한 분석을 담았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런데 보수신문의 비판에 핵심적인 비판사항을 추가합니다. 실은 이것이 보수신문의 왜곡된 비판에 대한 가장 중요한 반비판입니다. 그것은 맨 위 속담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와 공정대표의무입니다. 미리 요약하자면, 이 두 가지 법적 장치는 사용자에게는 손오공의 여의봉이고, 노조에게는 ‘노조지옥’을 안겨주는 법적 장치입니다.

○보수신문은 협력업체가 다수 존재하기에, 원청회사는 수백, 수천 번의 단체협상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노란봉투법상 사용자 지위의 확대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현행 노동조합법상의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외면한 황당한 비판입니다. 복수노조제도가 실시되면서 사용자의 무한정한 단체교섭의 부담을 덜어주고, 복수노조의 의견통일을 위하여 이미 복수노조의 시행부터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대목이 있습니다. 복수노조가 생기는 이유는 복수노조원의 직종이나 직급 등 화학적 결합이 어려운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배가 산으로 가는 불행을 안고 가는 다수의 사공이 바로 복수노조와 같습니다. 복수노조제도의 시행 이후 복수노조 간에 사이가 좋은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알력과 갈등을 넘어 민·형사상 송사가 빈번한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속담 그대로입니다.


○교섭창구단일화를 해도 그 다음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공정대표의무가 그것입니다. 복수노조는 자신이 속한 노조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당연히 대표노조가 갑이 되며, 나머지 노조는 을이 됩니다. 여기에서 극한의 ‘노·노갈등’이 발생합니다. 법률은 ‘공정하게’ 대표노조가 되라고 요구하지만, 노조 자체가 이익단체인데 그 요구는 현실에서 번번이 외면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노조지옥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노조 간 민·형사 송사도 기본입니다. 원청과 다단계 하청으로 구성된 사업체는 필연적으로 복수노조가 태동합니다. 원청노조가 하청노조를 ‘따뜻하게’ 받아주는 경우는 아예 없습니다. ‘노동자의 대동단결’을 외친 K. Marx가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업체의 단결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제정되었지만, 현실은 더 차갑습니다.

<기사>

노란봉투법(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통과가 눈앞으로 다가오자 경영계가 막판 여론 뒤집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경영계가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이라며 극단적으로 과장된 주장을 펼친다고 반박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12일 여야 국회의원 298명 전원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가 담겼다.


손 회장은 서한에서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하여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손 회장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갖고 노란봉투법 수정을 요구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안호영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고,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비슷한 주장을 펼쳤던 터다.


당시 손 회장은 "사용자의 고도의 경영상 판단사항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용자의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원청 기업은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사업체를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79/0004055651?sid=10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 조합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교섭대표기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3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 내에 사용자가 이 조에서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하여야 하고, 차별적으로 대우해서는 아니 된다.


③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 절차(이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라 한다)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 내에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한다.


④ 제3항에 따른 기한까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지 못하고 제1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위임 또는 연합 등의 방법으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다.


⑤ 제3항 및 제4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동조합은 공동으로 교섭대표단(이하 이 조에서 “공동교섭대표단”이라 한다)을 구성하여 사용자와 교섭하여야 한다. 이 때 공동교섭대표단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조합은 그 조합원 수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 100분의 10 이상인 노동조합으로 한다.


⑥ 제5항에 따른 공동교섭대표단의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해당 노동조합의 신청에 따라 조합원 비율을 고려하여 이를 결정할 수 있다.


제29조의4(공정대표의무 등) ①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제1항을 위반하여 차별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있은 날(단체협약의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1항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단체협약 체결일을 말한다)부터 3개월 이내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그 시정을 요청할 수 있다.


③ 노동위원회는 제2항에 따른 신청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였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시정에 필요한 명령을 하여야 한다.


④ 제3항에 따른 노동위원회의 명령 또는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 등에 관하여는 제85조 및 제86조를 준용한다.



○이제 결론을 말합니다. 다단계 하청구조로 형성된 제조업체 등에게 노란봉투법은 악마 그 자체가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일단 수백, 수천 번의 단체교섭요구는 복수노조에게 크나 큰 고통이 됩니다. 노란봉투법이라 생각하고 도피한 곳에는 새로운 형태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친화적이 아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신용유의자의 생계비계좌와 임금직접불의 원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