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조건의 명시의무와 문자메시지에 의한 전달>

by 성대진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사업을 하다보면 세법, 노동법, 소방법, 각종 위생법규 등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한국의 법률체계가 촘촘하게 일상을 규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당 등 접객업소를 중심으로 노동법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음 <기사>에서 등장하는 근로조건의 명시의무(근로기준법 제17조)입니다. 흔히 이 조문을 ‘근로계약서 작성의무’라 표현됩니다.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제시하지 않으면 그 증거가 없기에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간접적이나마 강제하기에 ‘근로계약서 작성의무’라 표현합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근원적인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사용자와 근로자라는 당사자가 필요합니다. 만약에 근로자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한다면 작성할 수 없습니다. 다음 <기사>는 바로 이러한 사정에 기인한 내용입니다. 근로조건의 명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만 처벌한다 하여 이를 편면적 강행규정이라 합니다. 법원은 근로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더라도 근로조건의 명시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에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사업주는 바로 이 근로계약서 작성의무와 근로조건의 명시의무를 혼동한 것입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근로조건의 명시’라는 제목으로 사용자에게 근로조건을 법정한 사항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근로조건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으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근로조건을 명시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은 예외가 존재하는 영역입니다. <기사>의 사안은 근로자가 신문사 인턴 기자가 근무하는 경우로서, 자신의 불이익을 염려하여 미작성했던 경우입니다. 실무에서 이런 경우가 다수 존재합니다. 근로자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불원하면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제할 방법이 없고, 사실상 근로계약서 작성은 불발이 되며 사용자는 처벌을 면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전자문서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전자문서를 포함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면 족하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전자문서란 ‘전자문서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으며, 전자문서가 작성ㆍ변환되거나 송신ㆍ수신 또는 저장된 때의 형태 또는 그와 같이 재현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상태(전자문서법 제4조의2)’의 문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카카오톡 메시지나 문자메시지 또는 이메일로 그 내용이 보존되고 열람할 수 있는 경우의 문서를 말합니다. 흔히 보는 카카오톡 메시지의 첨부파일이 바로 전자문서의 하나입니다. 이제 정리합니다. 사용자로서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서 작성을 불원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적어서 근로자의 서명날인이 포함되지 않았으나. 자신의 서명날인이 포함된 근로계약서 파일을 근로자에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 또는 텔레그램 메시지로 전달하면 됩니다.

<기사>

근로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사장님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근로자의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계약서 작성은 강행 규정이라며, 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최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 A씨에게 벌금 50만 원과 1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월 직원 B씨를 고용했다. 하지만 A씨는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근로시간 등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B씨에게 교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B씨는 신문사 인턴 기자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해당 신문사의 '겸직 금지 규정' 때문에 근로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근로계약서 작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A씨에게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다만 A씨는 B씨 이전에 채용한 직원과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171143?sid=102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①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 근로계약 체결 후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임금


2. 소정근로시간


3. 제55조에 따른 휴일


4.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


5.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


② 사용자는 제1항제1호와 관련한 임금의 구성항목ㆍ계산방법ㆍ지급방법 및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전자문서를 포함한다)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다만, 본문에 따른 사항이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의2(전자문서의 서면요건) 전자문서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그 전자문서를 서면으로 본다. 다만,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성질상 전자적 형태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보지 아니한다.


1. 전자문서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을 것


2. 전자문서가 작성ㆍ변환되거나 송신ㆍ수신 또는 저장된 때의 형태 또는 그와 같이 재현될 수 있는 형태로 보존되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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