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작품에 있어서 고전(古典)의 의미에 대하여 사전적인 의미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아 전범(典範)이 된 작품’이라고 정의합니다만, 소박한 시민이 느끼는 고전이란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작품을 고전이라 봅니다. 섹시 여배우의 대명사인 마릴린 먼로의 전 남편으로 더 유명했지만, 실은 그 이전에 맥카시즘의 광풍으로 오랜 기간 고초를 겪은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이 바로 그 고전의 정의에 부합하는 작품입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1948년 작품입니다만, 그 스토리 중에서 요즘 말로 캥거루족과 비슷한 아들을 위하여 아버지가 자살을 감행하면서 아들에게 보험금을 남긴다는 대목은 요즘에도 시사적입니다. 자식을 위한 헌신과 그에 미치지 못하는 삐뚤어진 자식의 방황, 그리고 끝내 자식을 위한다는 의도로 자신을 파멸에 이르는 아버지의 진한 부정(父情)은 현재 시점의 한국에 대입해도 크게 억지스러운 소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되는 소재가 보험금입니다. 작품에서는 고의 보험사고이기에 미국에서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만, 고의의 증명을 사실상 할 수 없었기에 보험금을 수령합니다. 그러나 보험계약에서 보험급여가 반드시 보험금일 필요는 없습니다. 가령, 자동차보험에서 대물보험을 체결하고 나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동가의 자동차를, 즉 현물로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시대적 배경에서도 보험급여는 현금이 원칙이었지만, 지금도 보험급여는 현금이 원칙입니다. 소재에서도 나름 ‘고전’이 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도 당연히 현금급여가 원칙입니다.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 각종 보험급여는 모두 현금급여입니다.
○그렇다면 현물급여가 원칙인 보험급여도 있기 마련입니다. 바로 요양급여가 현물급여입니다. ‘현물(現物)’이라는 말은 얼핏 유형물을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현물이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지급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합니다. 산재보험법 제40조 제4항은 ‘1. 진찰 및 검사, 2. 약제 또는 진료재료와 의지(義肢)나 그 밖의 보조기의 지급, 3. 처치, 수술, 그 밖의 치료, 4. 재활치료, 5. 입원, 6. 간호 및 간병, 7. 이송’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8호는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추가적으로 규정하여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추가적인 현물급여를 상정하고 있습니다. 산재보험법상의 현물급여는 ‘부상 또는 질병이 3일 초과의 요양’일 경우에만 가능합니다(같은 조 제3항).
○그런데 산재사고인지 아닌지 일반인의 시각에서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업무상 질병, 즉 직업병인 경우에 그 판단은 미뤄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심지어 법원에서 판단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재해 근로자는 만연히 산재여부를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일단 아픈 사람은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를 받는 요양기관에서 일단 치료를 받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그리하여 나중에 산업재해로 인정을 받으면 소급하여 요양급여를 지급하고, 불승인을 받으면 건강보험으로 처리하게 됩니다(제42조). 이 경우에 요양승인을 받으면 재해 근로자는 자신이 납부한 요양비 중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부분은 근로복지공단에서 환급을 받을 수 있으며, 건강보험공단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그 요양비를 지급받게 됩니다.
○요양급여의 신청은 재해 근로자가 하게 되는데, 재해 근로자가 사경을 헤매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재해 근로자가 가족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산재보험 의료기관은 그 근로자의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판단되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요양급여의 신청을 대행할 수 있습니다(제41조 제1항 및 제2항).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요양신청에서 사업주의 날인제도입니다. 2018년부터 사업주 날인제도가 폐지되었습니다. 당초 이 제도는 산재 신청 시 사업주가 산재발생 여부 및 그 경위의 정확한 확인을 위한 제도였으나, 사업주가 산재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제재를 우려하여 서명을 거부하고 요양신청을 방해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문제가 있어서 재해 근로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끊임이 없이 비판을 받다가 마침내 폐지되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요양급여) ① 요양급여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경우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는 제43조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게 한다. 다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요양을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다.
③ 제1항의 경우에 부상 또는 질병이 3일 이내의 요양으로 치유될 수 있으면 요양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④ 제1항의 요양급여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진찰 및 검사
2. 약제 또는 진료재료와 의지(義肢)나 그 밖의 보조기의 지급
3. 처치, 수술, 그 밖의 치료
4. 재활치료
5. 입원
6. 간호 및 간병
7. 이송
8.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
⑤ 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요양급여의 범위나 비용 등 요양급여의 산정 기준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⑥ 업무상의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요양할 산재보험 의료기관이 제43조제1항제2호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인 경우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따른 응급환자이거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근로자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요양할 필요가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한다.
제41조(요양급여의 신청) ① 제40조제1항에 따른 요양급여(진폐에 따른 요양급여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으려는 사람은 소속 사업장, 재해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하여 공단에 요양급여의 신청을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요양급여 신청의 절차와 방법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② 근로자를 진료한 제43조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 의료기관은 그 근로자의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판단되면 그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 요양급여의 신청을 대행할 수 있다.
제42조(건강보험의 우선 적용) ① 제41조제1항에 따라 요양급여의 신청을 한 사람은 공단이 이 법에 따른 요양급여에 관한 결정을 하기 전에는 「국민건강보험법」 제41조에 따른 요양급여 또는 「의료급여법」 제7조에 따른 의료급여(이하 “건강보험 요양급여등”이라 한다)를 받을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라 건강보험 요양급여등을 받은 사람이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또는 「의료급여법」 제10조에 따른 본인 일부 부담금을 산재보험 의료기관에 납부한 후에 이 법에 따른 요양급여 수급권자로 결정된 경우에는 그 납부한 본인 일부 부담금 중 제40조제5항에 따른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단에 청구할 수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8조(요양비의 청구 등) ① 법 제40조제2항 단서에 따라 수급권자가 받을 수 있는 요양비는 다음 각 호의 비용으로 한다.
1. 법 제43조제1항에 따른 산재보험 의료기관(이하 “산재보험 의료기관”이라 한다)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응급진료 등 긴급하게 요양을 한 경우의 요양비
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요양급여에 드는 비용(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제공되지 아니하는 경우로 한정한다)
가. 법 제40조제4항제2호 중 의지(義肢)나 그 밖의 보조기의 지급
나. 법 제40조제4항제6호 중 간병
다. 법 제40조제4항제7호의 이송
3. 그 밖에 공단이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요양비
② 제1항에 따른 요양비를 받으려는 사람은 공단에 청구하여야 한다.
③ 공단은 긴급하거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해당 근로자의 청구를 받아 법 제40조제4항제7호에 따른 이송에 드는 비용을 미리 지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