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끔찍이 싫어하게 된다.
싫어하게 되는 이유는 자잘하게도 많다. 예의가 없어서, 염치가 없어서, 무례해서, 이기적이라서 등등 상대를 미워할 가지가지 이유가 많다.
그럴 때 나는 상대를 싫어하는 내 마음이 정당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사람은 미워할 만하다고, 싫어할 만하다고 말이다.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는 말이다.
이 말이 요즘 들어 내가 합당하다고 여긴 합리화된 미움들을 붙잡는다.
사람은 단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라 어느 한 부분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구나 좋은 면이 있고, 흠이 있는데 말이다.
사실 누군가의 결점을 발견하고 싫어하는 것은 그것이 나의 결점일지도 모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쩌면 나는 상대를 통해 나의 결점을 바라보는 것이 괴로워 싫어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주 이기적으로, 나는 저 사람과 다르다는 쪽으로 생존의 회피를 감행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 누가 자신의 결핍과 결격 사유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까.
나의 그릇은 좁아서 사랑의 크기도 작다. 그래서 그 이질적인 것들을 품는 것도 고통스럽다.
다만 나는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사랑할 수 없어도 미워하지는 말자고. 좋은 어른이,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없다면 적어도 싫어하는 것을 많이 만들지는 말자고 말이다.
결국 나이 들어서까지 찌질하게 살고 싶지는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