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일 Good Friday(부활절 직전 금요일) 휴일로 미증시가 휴장하며 거래일이 짧았던 한주가 마무리되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둘러싼 미국-이란간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미국 시간 4/4일(토) 오전 트럼프는 이란측에 본인이 지난주 공언했던 종전협상 타결을 위한 열흘간의 시한이 이제 48시간 남짓 남았음을 경고하며 월요일(4/6) 미증시 개장 직후까지의 데드라인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협상 시한을 월요일 미증시 개장 직후로 잡은걸 보면 트럼프가 금융 시장 움직임에 특히 증시와 10년물 금리 동향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늘 예의주시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종전협상이라곤 하지만 사실상 이란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강요하는 모양새라 과연 트럼프의 바램대로 이란이 순순히 응해줄지는 좀 더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대목인듯 합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의 해결 기미는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월가에서는 미증시 바닥론이 하나둘 들려옵니다.
지난 월요일(3/30) S&P는 ATH 대비 -10%에 근접한 하락을 보인 이후 3거래일 연속 시장은 반등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반등이 'dead cat bounce'인지 '저점 탈출 국면'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겠으나 월가내 대표적인 상승론자 Tom Lee를 비롯해 Ed Yardeni 등이 3월말을 기점으로 증시 바닥론에 군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지난 한달 넘게 지속된 이란전 리스크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적되어온 미증시의 overvaluation 이슈는 일정 부분 해소가 된듯 보이기도 합니다.
JPM분석 자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S&P500의 12M Forward PE는 19.7x로 1년전 23.6x 대비 멀티플이 상당 수준 낮춰졌고, 특히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Forward PE 역시 25.0x 아래로 내려오며 그동안 증시 상승을 견인해온 빅테크들의 주가도 이젠 제법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요즘입니다.
다가오는 하반기 증시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선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은 저를 비롯한 투자자들 모두 높은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이 필요한 때입니다.
주가란 결국 EPS x 배수(Multiple)란 공식을 염두해 둔다면 배수가 낮아진 현 시점에서 하반기 이익성장에 대한 각 기업들의 전망치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요 기업들의 포워드 가이던스 발표가 어느때보다 더욱 중요해진 시점인듯 합니다.
이번주 눈길을 끌었던 뉴스로는 스페이스X의 상장 진행 소식이 있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초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향후 SEC의 피드백을 받으며 상장을 진행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번 상장을 통해 목표 기업가치를 내부적으로 $2T 이상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진 스페이스X는 해당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면 엔비디아, 애플, 마소 등에 이어 Big 6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 2월 xAI와 합병 당시 평가 받은 $1.25T보다 불과 몇달사이에 60% 이상 가치 상승을 전제하는 것으로 향후 IPO에 따른 기대감과 더불어 제가 다른 글에서도 올렸듯 시장 공급물량 이슈로 반드시 증시내 호재로만은 작용하진 않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향후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것입니다.
오늘은 월가의 구루 이야기 세번째 글로 세계 최고의 투자자로 불리는 워렌 버핏의 스승으로 알려진 벤자민 그레이엄에 대한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가치'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소개한 투자자로 알려진 벤자민 그레이엄은 그 자신이 20년간 운용 기간중 연평균 21%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대단한 투자자 이기도 하지만, <증권분석>, <현명한 투자자>라는 저서를 통해 현대 투자의 사고체계를 정립하고 그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부분이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늘 저의 글은 그의 저서가 아닌 홍진채님이 저술하신 <거인의 어깨>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는 우선 그 내용이 딱딱하고 다소 어렵게 느껴지며 거의 100년은 지난 사례들에 좀처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이를 좀 더 독자 친화적인 시각으로 해석해준 <거인의 어깨>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합니다.
-버핏은 1995년 연차총회에서 이렇게 언급합니다. <현명한 투자자>에서 그레이엄은 중요한 개념 세가지를 설명했습니다. '주식은 기업의 일부로 보아야 하고, 시장을 보는 적절한 관점을 유지해야 하며, 적정 안전마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식은 사업에 대한 소유권입니다. 주식을 소유한다 함은 사업자에게 그냥 돈을 갖다 바치고, 모든 이해당사자 중에서 가장 나중에 돌려 받겠다는 선언입니다. 기업의 자기자본을 잘게 쪼갠 증권이 주식이고 따라서 주식은 미래에 늘어날 자기자본만큼 가치를 지닙니다. 자기자본이 많이 늘어나려면 경영진이 사업을 잘해야 하니까 경영진의 역량이 중요하고, 또한 그 역량이 나를 위해 쓰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 경영진의 정직함이 중요합니다. 이 두가지 요소가 주식의 가치를 형성합니다.
-그레이엄은 초과수익의 원천 두가지를 '시점 선택'과 '가격 선택'이라고 합니다. 시점 선택이란 오를 타이밍이 되었다 싶을때 샀다가 하락할 시기가 되었다 싶을때 파는 방법입니다.
가격 선택이란 적정 가격보다 낮다 싶으면 매수하고 높다 싶으면 매도하는 방법입니다.
그레이엄은 시점 선택은 매우 어렵다고 말하는 동시에 현명한 투자자는 가격 선택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실적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변동성을 위험이라 생각하지만 그레이엄의 관점에서 위험이란 사업에 대해 충분한 분석을 하지 않아서 그 사업이 얼마짜리인지 자신만의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를 행할때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각 투자자는 사업에 대해서 판단하는 능력이 다릅니다. 판단 능력이 부족할수록 타인의 판단, 즉 가격 변동에 휘둘리게되고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레이엄은 안전마진에 대해 강조합니다. 기업이 내는 초과수익이 배당으로 지급되거나, 회사에 누적되어 재투자 이익이 다시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면 안전마진이 있다고 합니다. 기업이 초과수익을 낼 수 없거나 채권 이자만도 못한 이익수익비율(PE의 역수)을 보여준다면 향후에 이익이 상당히 많이 늘어야 가격을 정당화할 수 있고 전망이 약간이라도 어긋나면 투자자는 손실을 봅니다.
안전마진은 기대수익률뿐만 아니라 '실수에 대한 여유공간'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레이엄은 사람들의 예측 능력은 한계가 있으므로 정확한 값이 아니라 범위로 가치를 평가하라고 합니다. '정확한 체중을 몰라도 비만인지 아닌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다음 격언을 자주 인용합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지성이나 비범한 통찰력, 내부정보는 필요없다. 필요한 것은 건전한 의사결정 원칙을 갖추고 감정이 그 원칙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지키는 능력이다'
-흔히 가치주 투자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그레이엄은 성장주 투자에서 1)조심스럽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철저히 조사할 것, 2)신중한 사업가가 비상장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려할때 치르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어야 할것 등의 원칙을 준수한다면 성장주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합니다.
-공식에 의한 투자방법을 많이 소개했던 그는 '수많은 사람이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 있는 투자 기법은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가 소개한 여러 투자 공식중 오늘까지도 비교적 유효하다고 판단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장주의 적정 주가 = EPS x (8.5 + (2 x 기대성장률))
여기서 기대 성장률은 향후 7-10년 동안 예상되는 EPS 연평균 성장률입니다.
예를 들어 성장률이 10%라면 적정 PE는 28.5x가 됩니다.
-가치투자는 무작정 저PE주를 사는게 아닙니다. 내가 생각하는 적정 PE대비 낮은 PE주식을 사는것입니다. PE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는 기대성장률이고 가격에 내재된 기대성장률 대비 내가 기대하는 성장률이 높은가 낮은가를 물으면 됩니다. 어떤 주식의 PE가 25x라면 내재된 성장률은 8.25%입니다. 내가 분석한 결과 이보다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면 PE 25x는 싼 가격이고 아니라면 비싼 가격입니다.
-가격은 가치에 수렴하지 않습니다. 그레이엄의 가치 기반 사고를 사용하여 일반인이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치의 성장에 기대어 장기간 보유하는 것입니다. (즉, 지속적으로 가치가 상승하는 종목에 투자해야 함)
-'일반투자자도 야심을 억제하고 안전하게 방어적 투자에 머물기만 하면, 이런 자질이 부족하더라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 만족스러운 투자 실적을 얻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나, 우수한 실적(시킹 알파)을 얻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받는 행위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이다.' 여기서 그는 주가의 변동성 그 자체보다는 투자자의 의사결정을 놓고 주로 이야기합니다. 유리한 확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수 혹은 매도를 하는 여러 행위를 투기적이라 일컷습니다. (차트투자, 이미 고평가지만 누군가 더 비싼값에 사주길 바라고 매수하는 투자, 하방 리스크에 대해 충분히 분석하지 않고 낙관적인 전망으로만 매수하는 투자 등)
-충분히 분석하여 유리한 확률이라고 판단하였더라도 실수의 여지를 강조하며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또한 지나치게 안전만을 추구하다 충분한 수익을 놓치는 경우도 좋은 투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에는 인덱스 펀드나 ETF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그는 우량한 대형주에 분산투자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워렌 버핏은 그가 죽고 나면 아내에게는 S&P500 인덱스 펀드를 권유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레이엄도 그의 생존 시기에 인덱스 펀드가 있었다면 같은 맥락의 말씀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고 보면 지난 1975년 최초의 인덱스 펀드를 만들어낸 존 보글이 투자 세계에 가져다 준 공은 참으로 지대하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월가의 구루 이야기 편에서 존 보글의 이야기도 조만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오늘 글을 마칩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